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공공배달앱' 마감날 술판이라니…

박호현 성장기업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떠나서 ‘시험’이 내일모레인데 술판을 벌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가칭)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워크숍을 열고 술판 논란을 일으킨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연 ‘전국 지역 조직 및 업종 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댄스팀을 부르고 술을 마시며 춤판을 벌여 사회적 공분을 샀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달 3일 회원들에게 사과문을 냈다. 배 회장은 “행사 중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겪는 고통과 사회적 분위기와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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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가 술판을 벌인 6월25일은 하필이면 경기도 공공배달앱 구축사업 컨소시엄 참여 사업자 모집 마감일이었다. 56개 기업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KIS정보통신, 허니비즈, 경기대 산학협력단, 제이티넷 등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 배달 수수료 문제는 소상공인연합회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로 공공배달앱 사업 참여 역시 연합회 입장에서는 ‘수험생’의 마음일 수밖에 없다.

공공배달앱은 4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부과 방식을 소상공인들에 불리한 쪽으로 개편해 경기도가 추진한 사업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주축이 돼 공공배달앱 사업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술판·춤판 논란으로 소상공인연합회 컨소시엄은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수많은 기업이 간절한 마음으로 공공배달앱 사업에 참여했고 최대한 조심하고 있는데 위험관리는커녕 어떻게 이런 식으로 재를 뿌리느냐”고 탄식했다. 일반 기업이라면 당연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놓쳐버린 것은 연합회의 조직 관리에 구멍이 있다는 얘기다. 한 소상공인은 “연합회는 회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이라며 “체계적인 위험관리나 조직 내부에서 작동하는 균형과 견제 등이 미흡함을 이번 사태가 드러낸 셈”이라고 꼬집었다. greenlight@sedaily.com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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