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 연속 6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광주에서 누적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전국적인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63명)과 4일(63명)에 못지않은 수준의 감염자가 새로 확진되면서 전국 누적 확진자 수는 1만3,091명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광주에서 각각 16명이 신규 확진을 받았고 경기 및 대전에서도 8명씩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강원·경북·전북·제주에서는 1명씩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와 별도로 해외 입국자 중 9명이 검역과정에서 신규 확진자로 판정됐다. 대전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았던 70대 여성이 5일 숨지기도 했다.
사태 초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폭증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으로 옮겨갔다가 최근 충청 지역을 넘어 광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광주 지역 누적 확진자는 108명에 달한다. 광주에서는 3월 말 24번 확진자가 나온 후 일부 해외입국자를 제외하고는 88일간 지역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한동안 ‘청정지역’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지역 내 사찰인 광륵사 등과 관련한 확진자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확산되고 있다.
5일 정오 기준으로 광륵사 관련 확진자는 80명으로 집계됐다. 광륵사 관련 확진자 일부가 방문한 광주의 금양빌딩(오피스텔)에서 4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광주 일곡중앙교회 교인 중에서도 9명이 감염됐다. 교회는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하는데다 예배 후 점심 식사를 하는 곳도 많아 추가 전파 가능성이 크다. 방대본의 한 관계자는 “광주 일곡중앙교회 관련 사례는 조사 결과 교회 내 (처음 확인된) 초발 환자와 금양빌딩 방문자 간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돼 광륵사 관련으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이 광주의 감염상황에 바짝 긴장하는 것은 전파속도가 워낙 가팔라서다. 광주 지역 확산세가 2~3월 대구·경북 전파세보다 빠르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전남권도 이날 방역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제주와 강원도의 감염상황이 안정세로 남아 있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여름휴가 인파가 지방의 계곡과 해변·하천 등을 찾아 이들 지역으로 밀려들 경우 이곳에서도 집단감염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방역당국이 전국적으로 방역태세를 높여 감염병 유행 위험도가 한층 높아지는 가을·겨울철이 도래하기 전에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선제적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정부가 방역단계를 1·2·3단계로 나눴는데 현재는 1단계인 만큼 다중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이 느는 등 긴장이 좀 풀어진 것 같다”면서 “(전국적으로) 1.5단계 정도로 수위를 올려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