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0.50%는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실효하한이란 개념은 더 이상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시점이라는 판단이 포함된다. 또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란 정책금리가 제로 또는 실효 하한에 도달했을 때 완화적 금융 여건 조성을 위해 중앙은행이 미래 정책금리 기대를 심어주고,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구성과 규모를 변화시키는 정책이다. 대표적으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양적완화(QE)·마이너스 정책금리(NIRP)·수익률곡선 통제(YCC)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수익률곡선 통제 정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수익률곡선 통제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운용 목표로 장단기금리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는 단기금리에서 장기금리로 이어지는 채널이 작동하지 않거나 보다 강력한 정책이 필요할 경우 도입하는데, 목표 금리 상하단은 QE 규모를 조절해 관리한다. 다만 과도한 장단기 금리 통제는 시장금리가 실물경제와 금융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시장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 양적완화와 보완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워드 가이던스와 결합해 원활하게 작동한다면, 자산매입 규모를 탄력적으로 해 정책 여력을 보존하면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 장기금리를 목표로 한 일본과 달리 호주의 사례처럼 중단기물 금리를 타깃으로 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통화정책 신뢰성을 높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정책 회수도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와 한시적인 무제한 환매조건부증권(RP)공급 제도를 통해 일시적으로나마 3개월 구간의 단기금리 컨트롤 정책을 시도했다.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정책들이 단번에 모두 도입되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우리 현실에 맞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