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反中 감정 고조에…인도 시장 파고드는 삼성[양철민의 인더스트리]

'세리프', 'QLED 8K' 등 고가TV 제품 인도에 잇따라 출시

TV 구매시 갤럭시S20 무료 증정

스마트폰 가격 인하로 샤오미, 비보에 뺏긴 점유율 회복도 노려

업계 "중국·인도 국경분쟁에 삼성이 반사이익 볼 것"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중국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할인 및 신제품 출시 등의 공격적 전략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고가 TV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동시에 스마트폰 할인 행사 등으로 수익 향상과 점유율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인도 국민들의 반(反) 중국 기류에 따라 현지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달 30일 일상에 녹아드는 디자인으로 가구 같은 느낌을 주는 ‘세리프’ TV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인 ‘QLED 8K’ TV를 출시하며 인도 현지 가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인 인도는 지난해 TV 판매량이 1,500만대 규모로 삼성전자 외에도 LG전자, 중국의 샤오미·TCL, 일본의 소니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해 최근 몇년간 인도 TV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며 삼성전자를 위협 중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인도 현지 TV 시장에서 10%, 스마트TV 시장에서는 14%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샤오미는 인도 현지 점유율 1위인 스마트폰 시장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TV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TV 시장 점유율 26%, 스마트TV 시장 점유율 25% 가량으로 1위를 기록 중이지만 샤오미가 온라인 유통망 기반의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점유율을 뛰어넘는다는 분석도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TV 신제품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무료 증정 행사를 벌이며 TV·스마트폰 시장의 동시 점유율 향상을 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오는 10일까지 QLED 8K TV를 사전 예약한 인도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0 플러스’ 2대를 증정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출시를 두달 여 앞두고 기존 제품 재고를 소진하는 한편 현지 점유율도 높일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인도에 출시한 스마트폰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며칠 새 ‘갤럭시Z 플립’ 가격을 7,000루피(약 11만원) 인하한데 이어 ‘갤럭시A31’의 가격도 낮추며 인도 시장의 ‘반 중국’ 정서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말 부터 두달여 가량 인도 현지에서 제품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 또한 이 같은 공격적 마케팅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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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인도 시장에 출시한 TV ‘세리프’.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같은 전략으로 삼성전자가 인도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조만간 2위 자리에 복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중국 샤오미에 인도 현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지난해 4·4분기에는 중국 비보에 2위 자리마저도 내줬다. 반면 인도 정부가 최근 중국과의 국경 분쟁 여파로 틱톡이나 위챗 등 59개 중국산 앱 사용을 금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인도 시장 내 위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섭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던 중국 오포는 국경분쟁 여파로 인도 현지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일정을 무기한 늦추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인도 법인의 매출도 다시금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매출 보다는 수익 향상에 집중하는 방식의 ‘실질 경영’을 펼쳐 매출규모가 줄고 있었다. 실제 삼성전자 인도 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1·4분기 2조8,619억원이었지만 올 1·4분기 2조5,60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같은기간 순이익은 1,297억원에서 1,682억원으로 늘어나며 중국 업체와의 점유율 다툼 보다는 이익률 개선에 보다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중국과 인도와의 국경 분쟁으로 의도치 않게 인도 현지에서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TV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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