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설계 플랫폼 스타트업 세미파이브가 설립 1년 만에 3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와의 협업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 중심의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시스템반도체 설계·개발만을 전담하는 팹리스(비제조)로도 확산될 지 주목된다.
5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디자인 스타트업 세미파이브는 최근 3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설립 1년된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다. 세미파이브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플랫폼 기업인 영국의 ARM과 달리 리스크파이브(RISC-V)란 오픈소스 방식 기술을 적용해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다양한 반도체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리스크파이브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방대한 생태계를 구축중으로 삼성전자와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자율주행차량이나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세미파이브 플랫폼에서 맞춤형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해 칩 설계나 테스트, 파운드리 생산·유통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최근에 국내 디자인하우스 세솔반도체를 인수한 데 이어 추가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외 반도체 설계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글로벌 설계인력 확보를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 등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기존 투자자 외에 산업은행과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은 “리스크 파이브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설계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이 쉬워 앞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넓힐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