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없던 시절 강냉이와 누룽지는 대표적인 ‘국민 간식’이었다. 그러나 먹고 마실 것이 넘치는 요즘 누룽지를 대체 누가 먹겠느냐 하겠지만, 백화점 식품관의 한 켠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게 바로 ‘국민 간식’ 누룽지다. 남들은 사양 산업이라고 말렸지만 지난 2015년 ‘바로도정 현미와 누룽지’라는 브랜드로 누룽지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 들어 소자본 창업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누룽지 사나이’ 이창용(사진) 미곡간 대표 얘기다. 단돈 1,500만 원으로 ‘누룽지 사장님’이 될 수 있어 ‘바로도정 현미와 누룽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5일 서울경제와 만난 이 대표는 “누룽지 시장은 지금도 커지고 있을 정도로 절대 사양산업이 아니다”며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16~2017년 업소용 제과기 누룽솥을 비롯해 가정·업소용 도정기를, 2019년에는 반자동 제과기 누룽솥을 개발하는 등 줄기차게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그동안 문제점을 개선한 반자동 ‘누룽솥 플러스’를 내놨다. 국내 최초로 ‘공압실린더’를 적용해 공압을 이용해 버튼 하나만으로 누룽지 기계를 구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누룽지 기계들은 와플 기계 방식을 적용해, 사용자가 직접 가열판을 열고 닫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누룽지 제조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고 가열판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누룽솥 플러스’는 이런 점이 모두 개선돼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공압실린더를 적용한 ‘누룽솥 플러스’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의 힘과 상판의 무게를 통해 누룽지를 압착했던 기존 기계들과 달리, 일정한 공압을 통해 누룽지를 압착해 제품 품질을 더욱 일정하게 만들어내는데도 성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조금만 방심하면 불량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누룽지 제조 시장에서 ‘누룽솥 플러스’는 누룽지 창업주들에게 새로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누룽솥 플러스는 민자 가열판을 도입해 사용자들이 정해진대로 누룽지를 굽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크기, 원하는 모양, 원하는 개수대로 누룽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모든 누룽지의 모양과 크기가 같아야 한다고 인식되던 누룽지 시장에서는 꽤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전했다.
‘비의 깡’ 열풍으로 ‘옛날 과자’의 대명사 새우깡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누룽지와 강냉이 등 과거 ‘국민 간식’들 역시 여러 레시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호재다. 최근 ‘비의 깡’뿐만 아니라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옛날 간식’이 주목을 받고 있고, 50대 이상의 경우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로 누룽지와 강냉이를 찾는 이들이 많아져 ‘레트로 간식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