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남부 대홍수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사실상 1년째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현상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전달(-3.7%)보다는 하락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상황 자체는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중국 PPI는 올해 1월(0.1%)에 소폭 반등한 것을 빼고는 지난해 7월(-0.3%) 이후 사실상 1년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대였던 것이 최근 석 달 동안은 -3%대로 크게 떨어졌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면서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는 생산 측면에서 한정된 것으로 수요부진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최근 한 달여간 지속되고 있는 남부 대홍수로 2,40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해외 수요회복도 아직은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소비부진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진정세를 보였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보다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CPI는 1월에 5.4%까지 올랐었다.
한편 이날 국가통계국이 PPI·CPI 수치를 발표했다가 정정하면서 ‘통계조작’ 논란이 벌어졌다. 국가통계국은 당초 예정된 시각인 오전9시30분 0.0%와 2.7%로 발표됐던 PPI와 CPI를 20여분 후 -3.0%와 2.5%로 고쳐 재공지했다. 이에 따라 로이터통신 등 중국과 외국 언론사들이 줄줄이 오보를 냈다가 정정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