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경찰의 현장감식 절차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박 시장의 시신이 도착하기 전 이른 새벽부터 그의 지인과 지지자 등은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모여 이송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신을 운구한 구급 차량이 도착하자 이들 중 일부는 “일어나라 박원순”, “미안하다”는 말을 외치며 오열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추후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변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서 심도 깊은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살 흔적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은 “종합적으로 감식 중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서 저희들이 확인해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전날 박 시장 딸의 실종신고를 받고 서울 성북동 일대를 집중 수색한 결과 이날 0시 1분경 북악산 인근 숙정문 근처 수풀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박 시장의 가방과 휴대폰 등 소지품 일부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아버지가 점심 무렵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다”며 전날 오후 5시경 112에 신고했다.
한편 박 시장은 전날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서울시청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오전 10시40분께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박 시장은 이날 공식일정으로 오후 4시40분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전직 비서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을 경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