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민관 세일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의 키 비주얼(Key Visual)은 ‘나비’입니다. 여러 마리의 나비가 날갯짓하면서 날아오르는 바탕 그림에 ‘작은 날갯짓 하나가 만드는 내일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라는 메시지가 중앙에 있습니다. 이 나비는 나비효과를 뜻합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국민의 작은 소비 하나하나가 모여 동네 가게를 살리고 중소기업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만들어 가는 나비효과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키 비주얼은 누구의 작품일까요? 광고맨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장인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의 작품입니다. 최 대표는 2018년 공영쇼핑에 취임하기 전 유명한 광고인이었습니다. ‘초코파이 정’ ‘고향의 맛 다시다’ 등 유명한 광고가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당시 쓴 광고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도 최 대표가 만들었습니다. 최근 최 대표에게 “동행세일 나비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느냐”고 묻자 “단 하루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제 작품은 그 자리에서 바로 통과됐다”고 환하게 웃더군요.
최 대표는 일을 새롭게 합니다. 그동안 공직사회가 관행으로 여겼던 형식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올해부터 과장, 부장 등 직급 호칭을 없앴습니다. 최 대표부터 직원에게 자신을 ‘OOO님’이라고 부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처럼 능력중심 사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죠. 앞으로 3040 인력 중심의 기관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습니다.
최 대표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작년 7월 취임 1주년 간담회입니다. 최 대표는 “지금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공영쇼핑은 자본잠식 상태가 될 것”이라고 그동안 공영쇼핑의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최 대표처럼 성과가 아니라 문제점을 공개석상에서 자세하게 브리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개선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죠. 이렇게 자신만만한 최 대표에게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공영쇼핑 설립 이후 이어진 만성적자였는데, 올해 상반기 흑자로 바뀌면서 그의 고민이 조금은 해결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고민까지 털어낸 최 대표가 보여줄 공영쇼핑의 ‘키 비주얼’이 무엇일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