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의했던 독립적 수사본부의 구성을 거부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언론을 통해 추 장관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가 나오면 직접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박하는 구도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추 장관은 12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마치 제가 과장들 대면보고를 받지 않고 보좌관을 방패로 삼고 면담조차 거절한다는데, 저는 그런 비민주성을 생리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매체는 이날 추 장관이 법무부 간부들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지 않고,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 이규진 정책보좌관을 통해 보고를 받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좌관은 지난 2009년 의원실에서 일한 인연이 있으며, 올 2월 현직에 영입됐다. 그는 “대체로 토론을 통해 다수의 의견을 청취한 후 결정한다”며 “해당 실·국·본부장이 과장들에게만 보고를 시키지 말고 담당업무나 현안을 다 파악하도록 하며 관리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당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공격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멋대로 상상하고 단정 짓고 비방하지 않기 바란다”고 적었다.
추 장관은 3시간 후 다시 글을 올렸다. 이번엔 ‘문고리’ 의혹을 제기한 보도에 대한 반박이었다. 그는 “산사로 간 뜻은 제게 로비를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며 “하다 하다 안 되니까 말 없는 문고리 탓을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저와의 소통을 막거나 전횡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라면 오보 시정을 요청하며, 아니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추 장관의 이런 민감한 반응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윤 총장이 공개 건의한 안을 1시간40분만에 거부하고, 이를 밝히는 장관의 입장문 가안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범여권 인사들에게 흘러간 정황이 드러난 뒤부터다. 대검은 당시 독립적 수사본부의 설치 방안을 법무부가 먼저 제안해 받아들였고, 공개적으로 건의해달라고 해서 이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추 장관이 이를 거부했고, 대검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과 대검을 향해 “소설 쓰기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번 사안은 결코 타협이나 흥정의 대상이 아니었기에 법무부가 장관 몰래 독립수사기구를 제안할 리 없다”고 반박했다.
입장문 가안이 최 대표 등에게 전달된 데 대해서도 본인의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 모바일메신저를 캡처한 화면까지 올려가며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추 장관은 “본인이 적은 메시지와 법무부 간부들이 만든 별도 메시지 모두 공개해도 좋다고 했기 때문에 오해할 일이 없다”며 “오보를 지속한다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보좌관이 법무부의 내부 의사결정에 과하게 관여하는 바람에 정부의 강성 지지자들의 압박이 정책 결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낸다. 법무부 주변에서는 입장문 가안이 이 보좌관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자체 진상조사 등 추가 조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