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지난달 재정적자 1,000조원 넘었다

코로나로 지출 확대·세수 감소

"이대로면 연간 적자 4,000조"




미국의 지난달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지출은 늘고 세금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하면서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져 한해 연간 적자규모가 4,0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이날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한달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4월의 7,380억달러보다 많은 8,641억달러(약 1,042조6,23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회계연도 전체 재정적자 (9,840억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재정적자가 급격히 늘면서 매년 10월1일 시작되는 회계연도에서 9개월 동안 기록한 재정적자도 2조7,400억달러로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6월 재정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대해 WSJ는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들에게 기존 실업수당에다 주 600달러를 추가 지급하고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가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PPP 사업으로만 5,110억달러가 지출됐다. 반면 세수는 정부가 납세기한을 4월에서 7월로 연기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2,410억달러를 기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현 추세대로라면 이번 회계연도의 전체 적자가 3조7,000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조4,000억달러였던 종전의 연간 적자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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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을 중단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의 한 식당 종업원이 야외에 있는 의자들을 거두어 쌓아놓고 있다./AP연합뉴스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을 중단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의 한 식당 종업원이 야외에 있는 의자들을 거두어 쌓아놓고 있다./AP연합뉴스


정부 빚이 급격히 늘면서 재정적자 확대로 소비자물가가 급등해 경기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미 경기가 일러야 올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며 추가 부양안의 필요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여행 및 관광처럼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으며 공화당도 학교 및 의료 서비스 제공자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충분히 투자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며 정부 지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NYT는 “추가 경기부양책 규모가 1조달러에서 3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추가 지출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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