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與 뒷북 사과…검찰이 성추행 성역없이 규명하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통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도 이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여당과 서울시가 뒷북 대응에 나선 것은 성추행 의혹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진실 규명 요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성추행 피해자 측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14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4.4%는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9.1%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서울시에 알렸으나 박 전 시장을 보좌하던 비서실 관계자들이 이를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 젠더특보도 피해 사실을 인지했지만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비서실장 재직 중 피해자와 1년여간 함께 근무한 서정협 서울시장대행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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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의 고소 접수와 동시에 박 전 시장 측에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이다. 서울시도 중립적 외부 인사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시 관계자의 방조 여부 등을 1차적으로 밝혀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나 서울시가 성역 없이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직접 나서 고소 사실이 즉각 박 전 시장 측에 전해진 공무상비밀누설과 성추행 피해 무마를 시도한 서울시의 직무유기 의혹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특히 박 전 시장의 휴대폰을 확보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통화 내역 등을 조사해야 한다. 또 대구지검 진혜원 검사와 여권 인사들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당장 중단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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