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BTS(방탄소년단)’를 비롯한 K-팝과 영화 ‘기생충’과 같은 K-콘텐츠 등 문화영역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역량과 성숙한 시민의식은 놀랍고도 존경스럽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선서를 마친 국회의원들은 이 대목에서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개원연설을 통해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된 ‘K-방역’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경제, 문화,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를 앞서 가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적 반열에 오른 K-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국난 극복을 위해 국회가 초당적인 힘을 발휘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빛난 국민의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시 온 국민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금까지 290여 분의 국민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면서도 “그 가운데 위안이 있었다면 우리 국민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의 안전을 이웃이 지켜주며 이웃의 안전을 우리가 함께 지킨다는 사회적 신뢰가 쌓였다”며 “연대하고 협력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공동의 경험과 집단 기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가 선진국이다’라는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4·15 총선을 언급하며 “다른 나라들이 전국 단위 선거를 엄두내지 못하고 연기하거나 중단할 때 우리는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으로 방역과 민주주의를 조화시키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선거를 치러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투표에 참여한 2,900만 명의 유권자와 투·개표 관리인력 30만 명 가운데 단 한 명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기적을 이뤄냈다”며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면서 ‘개개인의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하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국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정치가 뒷받침해야 할 때”라며 “국민에 의해 ‘재발견’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모아주신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며 “그 역사적 과업에 필수적인 ‘국민 통합’을 이끄는 중심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