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조원 등 오는 2025년까지 총 6조원 규모의 ‘스마트대한민국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바이오·그린뉴딜 분야에 집중투자하게 된다. 정부는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2025년까지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는 이번 정책을 반기면서 규제개혁 등을 통해 벤처 생태계를 더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조성·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 전환을 이끌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중기부는 혁신 스타트업·벤처 3,000곳에 평균 20억원 내외의 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특히 스타트업·벤처 투자를 통해 디지털 일자리 2만5,000개(연간 4,000개 이상)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의 올해 조성 규모는 1조원. 중기부·보건복지부·환경부가 함께 4,38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 6,000억원 내외를 모집한다. 멘토 기업 등이 후배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후원자로서 펀드에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민간 기업들은 펀드 조성 단계부터 정부와 재원을 함께 공동으로 출자해 운용사를 선정하게 된다. 2025년까지 목표 조성액은 총 6조원에 이른다.
투자 대상을 세부적으로 보면 비대면·바이오·그린뉴딜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비대면 분야는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또는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제품 또는 서비스의 전달을 비대면화해 경영 효율화 또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기업, 바이오 분야는 진단·백신·치료제·의료기기 등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그린뉴딜 분야는 그린제품·대체에너지·업사이클링 등 그린 벤처기업 등이다.
올해 조성되는 펀드의 분야별 투자 규모는 비대면 분야 5,000억원, 바이오 분야 4,000억원, 그린뉴딜 펀드 1,000억원이다. 펀드별로 재정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바이오 펀드는 중기부와 복지부가, 그린뉴딜 펀드는 중기부와 환경부가 협업하는 구조다. 특히 민간의 투자 촉진을 위해 10% 한도 내에서 우선손실충당(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민간 출자자의 손실분을 모태펀드가 우선 부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스타트업·벤처 업계는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김진형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멘토 기업이 펀드에 참여하게 되면 비대면·바이오·환경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이 멘토 기업의 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언도 나왔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수요를 창출하고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공구매 정책을 비롯해 수요 확대와 연결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이사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의료법·약사법·개인정보법과 연결돼 원격의료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촉진한다 해도 이런 규제가 유지된다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도 “아직 디테일한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20년 모태펀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리바이벌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민간 펀드 조성 주체, 운영사의 역량을 잘 파악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