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 "혁신 이끌지 못하면 뒤쳐져"…현장서 또 '초격차' 외쳤다

이 부회장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방문

경영진과 MLCC 등 전장 사업 확대 방안 논의

올들어 현장경영 행보만 7차례

'사법리스크'로 경영행보 차질 빚을것이란 우려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지 못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다시한번 ‘초격차’ 전략을 강조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와중에 ‘혁신’을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전장 및 IT용 MLCC를 비롯해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중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함께했다.


이부회장은 이날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았다. 또 인공지능(AI)과 전기차와 같은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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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찾아 임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찾아 임직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이번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방문과 관련해 전장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오는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미래차 비전’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글로벌 1위 전장 사업자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디스플레이·배터리·반도체 등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전장용 MLCC 시장은 5세대(G) 이동통신 보급 확대와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및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MLCC는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하며 관련 시장은 올해 16조원에서 2024년 20조원 규모로 확대 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내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밥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내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밥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코로나19와 미중무역분쟁을 또다른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DS 사업부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경제 확산으로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으며, IM 사업부는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주춤한 틈을 타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향후 현장 경영행보에 보다 힘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브라질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 등 총 7차례 사업장을 방문했다. 다만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한 검찰 기소 가능성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해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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