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이 이르면 오는 9월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출시하며 보험사업을 본격화한다. 네이버가 국내 압도적인 검색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 중개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보험업계에서는 영향력을 예의주시하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보기술(IT) 공룡인 네이버가 막대한 이용자를 등에 업고 ‘보험 공룡’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올해 하반기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국내 손해보험사를 접촉하고 있다. 현재까지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한 손보사는 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세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스 등 젊은층의 이용자가 많은 IT 업체와 달리 네이버는 이용자 연령대가 다양해 보험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네이버가 온라인 중개 플랫폼 방향으로 보험사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 관련 서비스 추진을 시사해왔다. 자동차보험은 만기가 1년인 보험상품이다. 새로운 보험상품을 조회 및 가입할 때마다 자동차종, 모델, 옵션, 운전자 정보, 보장내역, 특약 등을 기입해야 한다. 네이버 측은 이 같은 번거로움을 없애고 한 번만 입력하면 이후 저장된 내용을 기반으로 회사별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여기에 매년 자동차보험 만기 시점이 다가올 때 네이버 달력을 통해 가입자에게 알려주고 새 차 구입시 할부금융까지 연계해주는 등 서비스 확대 등이 점쳐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을 두고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차량 소유주라면 필수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다 1년마다 만기 및 갱신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네이버보다 먼저 보험사업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페이 역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MG손해보험·AXA다이렉트 등 6개 손보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관건은 네이버의 보험 진출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다. 보험사들은 한 달에 3,831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 포털을 기반으로 네이버가 제휴 맺은 보험사 상품을 밀어줄 경우 판도 변화가 일 수 있다며 우려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90%대로 이미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다. 네이버의 등장으로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경쟁적으로 내릴 경우 ‘제 살 깎기 식’으로 흘러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위 보험사에는 막대한 이용자 풀을 가진 네이버와 제휴하는 게 당장은 유리해 보인다”면서 “네이버가 불공정한 조건을 들이댈 경우 보험사가 협상할 여지가 없어지는 점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과거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가 온라인 보험비교사이트 ‘보험다모아’를 포털에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네이버에서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해 무산된 적도 있다. 당시 네이버는 보험상품의 클릭당 비용으로 약 7,000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