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주한 미군을 줄이는 방안을 백악관에 제시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미군 관리들을 이용해 보도했다.
이날 WSJ는 미 합참이 전 세계의 미군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잠재적으로 주둔 규모를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구조를 재검토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백악관이 지난해 가을에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철수를 위한 예비적 옵션을 제시할 것을 지시했고, 미 국방부는 같은 해 12월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쟁을 위한 전략과 미군의 순환배치 중요성 등을 반영한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WSJ은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미 국방부가 한국에 대한 옵션을 포함해 상당수의 옵션을 다듬어 이를 백악관에 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의 주한미군은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WSJ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측의 주한미군 감축카드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WSJ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한국 측이 첫해인 올해 13.6%를 인상하고 향후 4년간은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연계해 매년 약 7%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년짜리 협정으로 약 50% 인상된 13억달러를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한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공식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독일의 국방비 지출 수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주독 미군을 2만5,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해당하는 얘기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11일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우리의 동맹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는 “그는 옵션을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한국에서의 미군의 태세를 변경할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검토 결과에 상관없이 한반도에서의 어떤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WSJ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