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신유미씨가 한국 롯데에서 손을 떼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씨는 수년 전부터 롯데호텔 고문에서 물러난 상태다. 신씨는 20대이던 지난 2010년 롯데호텔 고문을 맡아 ‘무노동 월급’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2016년 롯데그룹을 수사하던 검찰도 이 부분을 문제 삼았으나 고문 계약은 당시 이미 종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씨에 대한 무죄를 확정했다.
신씨는 신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롯데물산의 지분도 포기했다. 롯데물산이 5월 말 유상감자를 하는 과정에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지분을 각각 3.44%, 1.72%, 1.72% 상속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속에 관한 유언이 없어 상속인이 같은 비율로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지만 상속인들 간 합의로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신씨는 자신의 상속분까지 신 전 이사장이 받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명예회장은 유산으로 롯데지주(004990)(보통주 3.1%·우선주 14.2%), 롯데쇼핑(023530)(0.93%), 롯데제과(280360)(4.48%), 롯데칠성(005300)음료(보통주 1.3%·우선주 14.15%)와 비상장사 롯데물산(6.87%) 지분을 남겼다. 일본에는 롯데홀딩스(0.45%)와 광윤사(0.83%), LSI(1.71%), 롯데 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 등의 지분이 있다. 부동산으로는 인천 계양구 목상동의 골프장 부지 166만7,392㎡ 등이 있다.
신씨가 한국 내 유산보다는 일본에 남아 있는 유산을 더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씨는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현재 일본에 거주 중”이라며 “롯데그룹 상속인들이 협의 과정에서 각자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유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씨와 어머니인 서미경씨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8%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평가액은 약 7,000억원에 이른다.
롯데그룹 상속인들은 이달 말까지 상속세를 신고해야 한다. 아직 유산 분할이 끝나지 않은 만큼 기한 내 상속세를 우선 신고한 뒤 분할 비율을 정하고 추후 정산할 가능성이 높다. 신 명예회장이 남긴 국내 주식 지분 가치는 약 4,500억원이고 상속세율과 특수관계인 상속 할증 등을 고려하면 지분 상속세만 최소 2,7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