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클리 국제금융시장] 주요국 추가 경기부양책 및 기업 2·4분기 실적 발표 주목해야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현지시간) 월가와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뉴욕 로어맨해튼 거리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현지시간) 월가와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뉴욕 로어맨해튼 거리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 주요 은행의 예상보다 양호한 2·4분기 실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도 기술주 과매수 우려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2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5% 상승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08% 내렸다.


지난주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주요 경제 지표 및 2·4분기 기업 실적, 각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 등에 주목했다. 이에 다양한 요인이 혼재되며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요 기업의 2·4분기 실적이 엇갈리며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넷플릭스는 2·4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시장 예상에는 못 미쳤다. 여기에 3·4분기 신규 구독자 전망치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제시된 점이 더해져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블랙록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약 3.7% 올랐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가 각각 0.43%와 1.52% 내렸고 기술주는 0.4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하고 있다. 아메리베트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이자율 담당 대표는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하는 시기로 전환됐고, 일부 셧다운도 단행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에 확실히 초조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공동묘지 빌라포르모사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사망자가 담긴 관을 묻고 있다./AP연합뉴스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공동묘지 빌라포르모사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사망자가 담긴 관을 묻고 있다./AP연합뉴스


◇채권시장

지난주 채권시장은 2년과 10년, 30년 국채수익률 모두 오르내리며 전주와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가파르지만, 소비자물가 등 인플레이션이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로 물가연동국채(TIPS)로 자금이 쏟아지며 미 국채 값은 소폭 하락했다. 10년 BER(Break Even Rates)은 지난 5월 1일만 해도 1.05%에 그쳤지만 지난 17일엔 전장보다 10bp 급등한 1.51%를 기록했다. 10년 BER은 10년 간 투자자들의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런 자금 흐름에는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를 오버슈팅할 때까지 연준이 정책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팬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 보호할 수 있는 채권을 사고 싶어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인플레이션을 정상화하려는 연준의 움직임과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TIPS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자심리가 시들해지자 국제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미국 미시간대에 따르면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3.2로 전월 확정치 78.1에서 하락했다. 미국 곳곳의 경제 재개에 힘입어 지난 5~6월 연속 올랐던 지수가 이번 달 하락 전환한 것이다.

웰스파고 증권의 틴 퀸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주간 강한 미국 경제지표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 7월 소비자 심리지표 약세는 둔화 추세의 시작일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전까진 소비자 심리가 물리적으로 상승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두 남성이 킥보드와 자전거를 타고 한산한 해변을 달리고 있다./AFP연합뉴스지난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두 남성이 킥보드와 자전거를 타고 한산한 해변을 달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외환시장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가 0.75% 떨어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18일 미국 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7만명대를 기록하고 사망자 수도 늘어났지만 뉴욕증시가 일부 상승 전환해 달러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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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지만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보여 경기 회복 기대가 여전한 상태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6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7.5% 증가한 5,243억달러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8.2% 급증하며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소매 판매가 다시 한번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5%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 주 초 4개월 이내 최고치에서 주춤했던 유로-달러는 지난 17일 다시 1.14달러 중반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붕괴한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3월 9일 기록한 연고점 1.14961달러에도 다시 다가섰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워싱턴DC의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연합뉴스지난 16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워싱턴DC의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 0.1%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관련 상황과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속하며 경제 재개 계획을 일부 수정하자 원유 수요 회복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오는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수요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지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높아지고 있다. 생산이 늘어나는 동시에 수요가 위축된다면 원유 시장은 다시 초과 공급 상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수가 감소세를 유지하며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180개로 그 전 주보다 1개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부담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온라인 금융 중계업체인 FXTM의 루크먼 오투누가 수석 연구원은 “봉쇄 조치의 완화로 최근 원유 수요가 늘었지만, 현재 세계 경제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할 때 감산을 줄인 점은 성급한 것일 수 있다”면서 “봉쇄 조치가 다시 강화되거나 글로벌 성장이 붕괴할 수 있다는 어떠한 조짐에도 수요 측면의 공포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간전망(7월20~24일)

이번 주(7월20일~24일) 뉴욕증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트위터 등 주요 기업의 2·4분기 실적 발표에 연동해 변동성 장세를 보인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의 계속되는 확산으로 기대치가 낮은 만큼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할 경우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절대적으로 악화한 수치는 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기술주의 상승 랠리가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경우 거품이 과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휴회를 마치고 이번 주 개원하는 미국 의회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곧 종료되는 실업 보험 지원이 연장될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와 민주당이 추가 부양책의 세부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릴 경우 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일 심각해지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미국 내 주(州) 곳곳에서 경제 재개를 미루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는 합의가 도출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주 경제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많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소식이 주요 변수로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20일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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