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코로나19 확산 후 미국 내 아시아계 차별 사건 2,100건↑

美 시민단체 "최근 15주 간 차별 사건 2,100건↑"

트럼프의 '쿵 플루' 표현 사용도 차별 부추겨

공익광고까지 등장하며 "아시아계 차별 반대" 운동

미국 광고협의회가 제작한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 차별을 멈추라”고 강조하는 공익광고./미국 광고협의회 홈페이지 캡처미국 광고협의회가 제작한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 차별을 멈추라”고 강조하는 공익광고./미국 광고협의회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15주 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 사건이 2,100건 이상 발생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15주 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및 인종차별 사건이 2,100건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인권위원회 역시 “아시아계를 향한 적대적 괴롭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 인권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외국인 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사건 보고가 치솟고 있다”며 ▲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가게에 대한 인종차별적 낙서 ▲ 인터넷 채팅 중 반(反)아시아적 발언 ▲ 구타 ▲ 입장거부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솔한 언행도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내가 (코로나19의) 이름을 짓는다면 그것을 ‘쿵 플루’라고 부르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쿵 플루는 중국 무예 ‘쿵후’와 독감 ‘플루’를 합성해 만든 단어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고 지적되는 표현이다. 당시 백악관 측은 “인종차별적 발언이 아니라, 코로나19의 발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표현을 계속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독감, 우한 독감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특정 지역과 민족에 대한 혐오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전염병에 지명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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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아시아계 차별을 멈추라고 호소하는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이날부터 방영된 공익광고에서 소방관, 간호사, 운전기사, 예술가 등 여러 아시아계는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미국 광고협의회가 제작하고 에미상 수상 작가인 앨런 양이 제작에 참여한 이 광고는 “바이러스와 싸워라. 편견과 싸워라”는 당부로 끝난다. 인권 단체들과 마케팅 회사들도 ‘#난 코로나19가 아니에요’, ‘#인종차별이 바이러스다’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아시아계 차별 반대 캠페인에 나섰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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