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가 말한다] "5G 계측기 시장 개막...3년만에 흑자전환 기대"

<권대환 이노인스트루먼트 대표>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함께

미국·중국·유럽 점유율 확대

접속기 시장 10% 점유 목표

영업이익률 20%대로 올릴 것




“2010년 광섬유 융착 접속기에 세계 최초로 터치스크린을 넣어 출시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접속기를 만들어봐야 일개 중소기업에 머무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5세대(5G) 통신 시장이 열리면서 광케이블 시장 트렌드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를 기회 삼아 광섬유 융착 접속기 시장 점유율을 기존 5%에서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권대환(사진) 이노인스트루먼트(215790) 대표는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광섬유융착접속기와 계측기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2010년 업계 최초로 터치스크린 기능을 추가한 광섬유융착접속기를 출시하면서 일본 업체들이 지배해오던 세계 광섬유융착접속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4위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에선 2016~2017년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경영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광섬유 융착 접속기 시장 점유율은 후지쿠라(53%)·스미토모(24.1%)·후루카와(5.5%)·이노인스트루먼트(5%) 순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제조 경쟁력에 힘입어 지난 2017년 엔에이치스팩5호와 합병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광섬유융착접속기는 광섬유를 이어 붙여 연결하는 장치다. 광케이블을 새로 포설하고 유지·보수하는 데에 쓰인다. 광케이블이 5G 통신망에 반드시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노인스트루먼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5G 투자 관련주로 거론돼왔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5G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올해 하반기 ‘뷰 프로(View Pro)’라는 광섬유융착접속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제품 효과를 기반으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자신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이노인스트루먼트의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31.3% 수준인 136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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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전략은 신시장 개척과 연결된다. 바로 계측기다. 지난해 5G 기지국 테스트·유지보수용 스펙트럼 애널라이저(분석기)를 내놓은 이유다. 계측기는 이노인스트루먼트의 현금흐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요한 시장이다. 광섬유융착접속기는 5G 광케이블망 설치 단계에서 주로 쓰여 통신사들의 통신망 투자 사이클이 끝나면 계절적으로 비수기를 맞는다. 그러나 계측기는 이미 구축된 통신 기지국 점검은 물론이고 통신 안테나 생산 테스트에도 쓰인다. 이때까지 매출의 98%를 광섬유융착접속기 관련 시장에서 내던 이노인스트루먼트가 계측기 시장에 안착한다면 5G 투자 사이클 종료 후에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계측기 시장은 미국 키사이트 등 외국계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권 대표는 오히려 5G 시장 개화에서 계측기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G 시장이 이제 막 열린 만큼 이노인스트루먼트와 다른 계측기 업체들 모두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5G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레퍼런스(사업 실적)를 확보하면 미국·유럽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 대표는 “우리는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내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18·2019년 각각 49억·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이후 가장 큰 매출처인 중국에서 4세대(4G) 통신 관련 인프라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 850명에 달하던 인력을 330명까지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해 기존에 90억원 수준이던 판매비와 관리비를 50억원대까지 줄였다. 아울러 부채비율을 단기적으로 30%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노인스트루먼트 관계자는 “4월 전환사채 300억원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이 50%대로 떨어졌다”며 “중국 공장 부지 매각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부채비율을 10%대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제일 실적이 좋았던 지난 2016년 당시 영업이익률이 27.9%였다”며 “내년에 원가절감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계측기 매출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전처럼 영업이익률 20~30%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천=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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