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파우치, 트럼프 '불안조장자' 저격에 "난 현실주의자"

트럼프, 석달만에 재개한 브리핑에도 파우치 안불러

코로나19 관련 소신발언 이어가는 파우치와 관계 악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로이터연합뉴스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로이터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나는 현실주의자”라며 자신을 “불안조장자”라고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박했다.

파우치 소장은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사안에 대한 나의 반응에 대해 자신들만의 의견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나 자신을 불안조장자보다는 현실주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불안조장자’라고 지칭한 데 대한 반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정상화를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이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우치 소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은 이날 석달만에 재개한 코로나19 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21일 파우치 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브리핑과 관련해 “초대를 받지 못했다. 거기(브리핑)에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후 5시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을 1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브리핑에서 역시 파우치 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 초반 트럼프 대통령 일일 브리핑의 단골 참석자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파우치 소장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TF) 조정관 등 보건 전문가들에게 매일 발언 기회를 주며 그 위상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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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미국이 코로나19 감염·사망자 규모에서 1위로 올라서고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대응 논란이 커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소신 발언을 피하지 않는 파우치 소장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곧 두 사람 사이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검사를 늘린 결과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하다“고 한 발언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명백히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마스크 착용에 미온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의학적으로 생각하라”며 일침을 놓았다.

지난 15일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난 자신의 발언을 모아 언론에 제공한 것 등에 대해 “다소 기이한 일”이라며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무엇이 맞고 잘못됐는지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대화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라며 자신을 비난하는 백악관의 행태가 잘못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파우치 소장과 아주 좋은 관계”라며 불화설을 일축했지만, 정작 자신도 지난 9일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에 대해 “좋은 사람이지만 많은 잘못을 했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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