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내펀드 '안도', 해외펀드는 '미소', 사모펀드 '시무룩'

[금융상품별 세제 개편안 효과]

국내 주식·펀드 손익합쳐 연 5,000만원 비과세

"사실상 슈퍼개미 제외 주식양도세 대상 없을듯"

해외주식·펀드·ELS 합쳐서 연 250만원 비과세

이후는 20% 세율로 "금융소득과세 대상 자산가에 유리"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3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3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코스피가 0.17포인트 하락한 2,228.66으로 장을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원50전 내린 1,195원30전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코스피가 0.17포인트 하락한 2,228.66으로 장을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원50전 내린 1,195원30전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2316A05 금융투자상품별기본공제


정부가 내놓은 금융투자세제안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양도차익도 5,000만원의 기본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펀드 역차별 우려를 덜었다. 특히 해외 펀드의 이익은 그동안 최고세율 42%(이하 지방소득세 별도)인 종합금융소득에 포함돼 해외 주식 직접투자 대비 상당히 불리한 처지였으나 앞으로는 동일한 세금이 적용된다. 파생상품결합증권(ELS·DLS) 역시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빠지고 금융투자소득세(20~25%)를 적용받아 거액자산가들의 경우 세금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형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세금이 크게 불리해진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안도’=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 세법개정안을 보면 다른 금융투자 대상에 비해 국내 주식 직간접 투자에 대한 혜택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진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K-OTC 등의 시장에서 직접투자 및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포함)로 거둔 이익과 손실을 합쳐 인당 연 5,000만원까지 양도차익이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개편안 초안에서 국내 펀드에 대해서는 기본공제 없이 양도세를 부과하면서 운용 업계의 반발이 컸으나 이번에는 주식과 합쳐 총 5,000만원의 기본공제 대상이 됐다. 여러 개의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거둔 이익과 손실을 상계해주고 5년간 과세 이연이 가능해진 점도 긍정적이다. 물론 현재는 국내 주식 및 주식형 펀드의 주식매매 양도차익이 모두 비과세된다는 점에서 금융투자 과세가 신설되는 것 자체가 불리한 것은 맞지만 해외 주식·펀드에 비해서는 크게 유리하다. 국내 주식 및 주식형 펀드의 이익을 합쳐 인당 연 5,000만원까지 비과세이므로 한 부부 기준 사실상 연 1억원까지는 주식과 주식형 펀드를 통해 거둔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연 10~15%의 수익률을 거둘 경우 5,000만원의 수익을 내려면 투자 원금이 3억~5억원은 돼야 한다”며 “실제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는 전업투자자 등 슈퍼개미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미소’=해외 펀드(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 포함)의 경우 이번에 해외 주식 직구 대비 세금 역차별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이익은 배당이익으로 보고 배당세율(14%)을 적용하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그래서 거액자산가일수록 해외 주식 직접투자를 선호해왔다. 해외 주식 직접투자의 경우 손익을 통산해 이익의 연 250만원까지 공제되고 그 이상은 얼마를 벌든 20%의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직접투자와 펀드에 대해 중립적인 세제가 되면서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한 해외 주식에 대해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 수 있다”며 “해외 펀드 출시를 준비하는 운용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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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외 펀드와 해외 직접투자도 5년간 손익통산, 손실이월을 해준다. 올해 손실을 200만원 냈다면 내년에는 총 450만원까지 비과세가 되고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만 20%의 양도세를 내면 된다. 해외 펀드의 경우 중국 펀드에서 손실이 나고, 미국 펀드에서 이익이 나면 이를 합친 순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그동안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더라고 개별 펀드에서 이익이 났다면 세금을 내야 했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펀드도 손익통산이 되면서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해지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큰손’에 유리=그동안 배당세를 과세해왔던 ELS·DLS, 부동산 등 대체투자펀드의 경우 세율은 20%로 올라가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빠지는 분류과세 대상이 되면서 큰손들에게는 유리해졌다는 게 세무 업계의 분석이다. 예컨대 연간 예금 이자 2,000만원, ELS 1,000만원, 해외 주식형 펀드 1,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던 투자자라면 4,000만원이 모두 이자·배당으로 간주돼 2,000만원까지는 14%의 세율, 그 이상은 다른 소득과 합쳐 최고 42%의 세율이 적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예금 이자 2,000만원에 대해서는 14%의 세율이 적용되고 ELS와 해외 주식형 펀드 이익 2,000만원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증권사의 한 세무사는 “예금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는 이번 세제개편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모펀드는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이익이 거의 없다. 특히 주식형 사모펀드의 경우 250만원의 기타 금융소득 기본공제액 대상에 포함이 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이익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총 5,000만원까지 기본공제가 되는 주식형 공모펀드에 비해 크게 불리해진다. 다만 부동산 등의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기존에는 종합과세 대상인 배당소득과세였으나 앞으로는 20%의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되면서 역시 거액자산가들에게는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혜진·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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