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공화, 실업급여 주당 600달러→100달러 대폭 축소 검토"

공화당 "주당 600달러는 근로 의욕 상실케해"

펠로시 "절박한 사람들 많아…불필요한 논쟁"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일자리 센터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구직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앉아 구직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일자리 센터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구직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앉아 구직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실업보험 연장 여부를 두고 미 의회의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당이 올해 남은 기간 실업급여 혜택을 주당 600달러(약 72만원)에서 100달러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공화당이 이 같은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미 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생한 실업자들에 주당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이달(7월)까지 지급하는 경기부양법안(CARES Act)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은 주(州)에서 주는 기존 실업급여 외에 주당 600달러의 보조 수당을 최고 4개월간 연장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민주당은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이 법안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 공화당은 최소한 규모를 축소해야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주당 600달러’는 일할 때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많아 근로 의욕을 잃게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미국 시카고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실업자 3명 중 2명이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지급하는 실업 보험 덕에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학 측은 추가 실업급여 제공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지만, 실업급여가 많아 일부 노동자의 근로 의욕이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실업급여는 “사람들에게 일하지 말라고 돈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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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의사당에서 추가 경기부양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EPA연합뉴스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의사당에서 추가 경기부양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실업급여를 원래 규모대로 연장해야 한다는 태도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절박한 사람들이 많은 상태에서 월 400달러냐 주 600달러냐를 놓고 담판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며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미국 노동자 가정의 삶에 불확실성을 더 심어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소비를 촉진하고 수요를 일으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추가 현금 지급을 제안했다.

미국의 고용 지표는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6월 실업률은 각각 13.3%와 11.1%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미국 내 비농업 부문 일자리도 지난 5월 270만개 증가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480만개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여전히 100만명대를 웃돌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3일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 역시 130만건으로 예상, 전주와 똑같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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