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유로지수 넉달만에 3,400 돌파...유럽펀드 '꿈틀'

EU 7,500억유로 회복기금 마련 호재

국내 유럽펀드 1개월 수익률 4.2%

유로화 강세전망..."지수 내년 4,000"




답보 상태에 머무르던 유럽펀드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정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경제 충격을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미국 주식에 대한 ‘과열’ 논란과 함께 유로화의 값어치가 높아지는 금융 시장의 환경도 유럽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가 21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7.01포인트(0.5%) 상승한 3,405.35로 마감됐다. 지난 3월 2,385선까지 추락한 바 있는 유로 지수는 4개월 만에 다시 3,400선을 넘어섰다. 올 하반기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 전망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유럽펀드 수익률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4개 유럽펀드의 성과는 올 연초 이후 -4.99% 수준이지만 최근 3개월·1개월 등은 15.53%, 4.26%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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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식 시장은 2009~2010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남유럽권에서 재정 위기가 터졌고 유럽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크게 연결됐던 중국도 미국과 갈등 등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유럽 공동체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이 7,500억유로(1,030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경기 추락을 방어하고 친환경 등 차세대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자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은 이번 기금 7,500억유로 중에 5,600억유로 규모를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화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달러화 가치가 점차 떨어지고 유로화의 몸값이 상승하는 국면도 유럽 시장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유로화·엔화·파운드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3월 103을 넘어섰지만 최근 95까지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 환율은 2019년 1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인 1유로당 1.1526달러까지 올랐다. 이에 선진국 투자자의 경우 과열 논란이 적지 않게 나오는 미국 주식 대신 유럽 시장으로 시선을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사 및 운용사들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이번 EU의 결정과 관련해 “회복기금으로 EU집행위원회의 정책 추진력이 높아지고 대규모의 투자가 집행되면서 경제성장과 기업들의 이익증가 기대가 같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수가 내년 4,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도 최근 유럽 주식에 대해 종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투자의견 등급을 높인 바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재정 정책 등으로 유럽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유로는 금융주 등의 비중이 높아 상승폭이 기대보다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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