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환매중단된 옵티머스펀드의 자금 일부를 선물옵션 등 매매에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횡령한 자금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오전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부정거래 행위(투자제안서와 상이한 자산 편입), 펀드자금 횡령, 검사업무 방해 등의 혐의가 밝혀졌다”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옵티머스 펀드의 채권보전, 자산실사, 펀드이관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날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는 46개, 설정원본 기준 5,151억원으로 이 중 환매중단된 펀드는 약 2,401억원 규모의 24개 펀드다. 나머지 22개 펀드 또한 환매 연기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만기 도래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점검에서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부정거래행위, 펀드자금횡령, 검사업무 방해 등을 포착했다. 특히 김재현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해 주식 및 선물 옵션 매매 등에 이용했으며 펀드 자금 횡령 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에 달한다는 사실도 검찰 수사 등을 통해 확인했다. 금감원은 “펀드자금은 수차례의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 증권 계좌로 입금됐으며 대표이사는 동 자금을 사용해 개인 명의로 주식 및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 편입자산의 98%는 비상장 사모사채로 구성돼 있으며 해당 채권은 씨미펜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 발행했다. 금감원 측은 “펀드 자금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위험 자산에 투자했다”며 “자금 사용처는 약 60여개 투자처, 3,000억원 내외 수준이나 신뢰성이 낮아 자산 실사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법행위 혐의자가 제출한 자료인 만큼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고 권리 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다수로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판단이다.
향후 금융당국은 판매사 등의 협조를 얻어 채권 보전 절차를 취하는 한편 객관적 가액 평가를 위한 실사를 실시한다. 오는 12월 29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조치 명령이 종료되기때문에 이를 감안해 제재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나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 이관도 진행한다. 금감원은 “자산실사 완료 시 기준가 조정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책임성 있는 자산운용사로 펀드 이관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 등으로 펀드 자금과 관련된 상장법인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