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사상 최대 '빚투'…대형 증권사 곳간마저 말랐다

삼성증권 22일 신용융자·증권 담보대출 일시정지 공지

같은날 KB증권도 고객들에 증권 담보대출 중단 안내

앞서 미래에셋·한투도 일시적으로 증권담보대출 중단

신용융자 사상최대(13조)… 증권담보대출도 고공행진

동학개미 ‘빚투’ 급증에 대형 증권사 곳간까지 말라

개인투자자의 ‘빚투(빚을 내서 주식 투자하는 현상)’ 증가로 대출자금이 소진된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공여를 중단하며 곳간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전날 장 마감 후 홈페이지에 신용공여 중단을 공지했다.


삼성증권은 공지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며 “관련법에 따라 해당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때 다시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예시로 둔 관련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을 초과할 수 없는 조항이다.

KB증권 역시 전날 홈페이지에 이날부터 별도 공지 때까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KB증권측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담보대출/신용융자) 한도 준수를 위해주식, 펀드, ELS등 예탁증권 담보대출이 일시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이유로 미래에셋대우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일시 중단했고, 한국투자증권은 그보다 앞선 지난달24일부터 계속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만 중단했고, 신융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함께 중단한 것은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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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증권사의 신용공여 중단의 원인으로는 최근 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빚투로 인한 자금소진이 꼽힌다. 신용공여란 증권사에서 주식 투자자에 제공하는 대출 서비스로 예탁증권 담보대출, 신용거래 대주, 신용거래융자가 있다. 예탁증권 담보대출은 투자자의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하며,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와 고객 사이의 사전 약정에 의하여 증권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해 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 대주는 고객의 매도주식을 대여하는 것으로 주로 공매도에 활용된다. 보통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60~70%대에서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개인들의 빚투 확대로 증권사 신용공여가 급증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25일 증시 급락으로 6조4,075억원까지 떨어졌던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11일 연속 급증하며 지난 21일에는 13조6,69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예탁증권담보융자(증권담보대출)도 17조 4,594억원으로 지난달 말 18조4,076억원을 기록한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미래에셋대우의 신용공여는 4,958억원에서 1조1,473억원으로 급증했고, 삼성증권 신용공여는 4,049억원에서 8,284억원으로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도 각각 2,480억원, 3029억원에서 6,559억원, 5,335억원으로 늘었다.

신용공여 역시 수익원 중 일부인만큼, 증권사들은 신융융자 위탁증거금률 상향, 신융융자 재원 다양화 등의 방식으로 신용공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신융융자 재원을 유통융자 또는 자기융자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과한 빚투로 인한 피해 방지 차원에서 신용융자의 위탁증거금 조정에도 나섰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 확대로 신용융자가 전례없이 늘며 대부분 증권사가 관련법 상 한도까지 이른 상태”라며 “저마다 신용공여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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