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요워치]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언어 '#'…비폭력 토양위에 싹트다

'2030' 중심 스마트폰 세대

전파 속도 빠르고 파급력 큰

해시태그 '#'로 연대 강조

코로나에 광장 시위는 지양

포스트잇으로 목소리 전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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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34)씨는 요즘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온라인 시위’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무려 스물두 번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기회는 더 멀어지는 것 같다는 분노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온라인 카페에서는 청원 동의를 독려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장씨는 “2016년 탄핵정국 때만 하더라도 직접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온라인 청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해시태그 운동이 의견 전파 속도가 빨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모(26)씨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추모공간이 마련됐던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포스트잇 붙이기에 참여한 후 새로운 방식의 시위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거리시위보다 안전하면서도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와 관련해 SNS에서 진행된 ‘#부러진 펜’ 해시태그 운동에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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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불란한 구호와 격렬한 몸싸움이 오가는 대규모 거리집회로 대표되던 시위문화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군중으로 거리를 가득 메운 가두시위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온라인 국민청원과 SNS상의 해시태그 붙이기, 포스트잇 부착 운동 등 온라인 무대를 기반으로 한 시위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시위방식이 거리로 직접 나가 구호를 외치고 대자보와 유인물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SNS와 포스트잇 등 참신한 아이템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해시태그 운동, ‘텔레그램 n번방’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포스트잇 메모 시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위문화를 주도하는 것은 20~30대다. 20~30대는 비폭력 기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신속하게 표출하고 이목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시위문화 참여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리적 충돌이 수반될 수 있는 거리시위는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거리시위가 어려워진 반면 온라인 시위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빠르게 결집할 수 있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동훈·김태영·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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