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퇴출 공세로 수세에 몰린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이 ‘중국색 지우기’에 나선 데 이어 미국에 적극 구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미국 사용자를 위한 2,4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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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위한 기금 조성에 일자리 창출 약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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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틱톡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혁신적 콘텐츠를 통해 생계비를 벌 기회를 찾는 크리에이터를 지원한다”며 2억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 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18세 이상의 미국 거주자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이들 중 다음 달부터 보급되는 앱을 깔아 틱톡 계정에 동영상을 꾸준히 게시한 일부 사용자는 올해 말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CNN비즈니스는 “틱톡은 현재 보안 우려로 미국 내 사용 금지 검토를 포함한 여러 전투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가 미국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한 것임을 시사했다.
틱톡은 지난 21일 앞으로 3년간 미국에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틱톡의 미국 내 직원은 약 1,400명으로 이보다 10배 가까이 더 늘린다는 의미다. 올해에만 미국 인력을 세 배나 늘린 틱톡이 또다시 공격적인 증원 약속을 한 것도 미국을 향한 구애라는 분석이다. 당시 CNN은 “틱톡이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에서 불거진 안보 위협을 불식시키려 한다”며 “이는 위기를 돌파하려는 테크 기업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로비에도 적극적이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지난 2·4분기 미국 내 로비 비용은 50만달러로 직전분기보다 67% 증가했다. 이는 틱톡이 지난해 미국에서 지출한 로비 자금의 두 배에 가까운 큰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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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外 본사 설립 추진 등 이미 중국색 지우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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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틱톡은 중국색 지우기에 나서고 있었다. 지난 5월 월트 디즈니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업무를 책임졌던 미국인 케빈 메이어를 틱톡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한 것이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틱톡이 미국 기업 임원을 다수 영입해 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틱톡은 앞서 워너뮤직,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수 미국 기업 출신 임원을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했다.
Kevin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최근엔 중국 외 지역에 본사 설립을 추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틱톡은 뉴욕·싱가포르 등 해외 여러 곳에 지사를 둘 뿐 본사는 따로 없는데 새로운 글로벌 본사를 중국 외 지역에 설립해 바이트댄스와 거리를 두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틱톡 관계자를 인용해 “임원들이 새로운 이사회를 신설하거나 중국과의 거리를 두고 앱을 운영하기 위해 중국 이외의 지역에 앱 본사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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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벤처캐피털 관심에 틱톡, 미국 기업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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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틱톡이 미국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쿼이아캐피털, 제너럴애틀랜틱 등 밴처캐피털(VC) 등이 미 재무부 등과 틱톡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틱톡을 바이트회사와 분리하고 보안 수준을 한층 높여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틱톡은 “우리는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