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카날 그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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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59)가 2014년 9월 17세 연하의 레바논 출신 인권 변호사 아말 알라무딘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의 결혼식에는 모델 신디 크로퍼드 부부와 록그룹 유투(U2)의 보노,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부부 등 스타들이 대거 출동했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곳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카날 그란데(Canal Grande·대운하)를 굽어보는 7성급 호텔 ‘아만 카날 그란데’다.


베네치아는 중세부터 ‘물의 도시’ ‘아드리아해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로마 시대 말기에 이민족의 침입을 막고자 수상도시 건설이 시작됐다. 갯벌에 통나무 기둥을 촘촘히 박고 그 위에 기단을 설치하고 다시 돌을 얹어 건물을 지었다. 교회 하나에 100만여개의 말뚝이 들어갔다. 13~17세기에 유럽과 중동·아시아 사이에서 비단·향료·밀 등의 중계무역으로 부를 쌓았다. 카날 그란데는 베네치아 도시 중심을 ‘ㄹ’자 형태로 관통한다. 입구인 산타루치아역에서 산마르코광장까지 3.8㎞에 폭은 30~90m, 수심은 5m 정도다. 이곳에는 수상 버스인 바포레토와 작고 긴 배인 관광 명물 곤돌라 등이 다닌다. 모네·르누아르 등 많은 화가들이 이곳에서 운하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 베네치아를 정복한 나폴레옹은 운하 옆에 있는 산마르코광장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격찬한 적이 있다. 베네치아 구석구석을 보려면 곤돌라를 이용해야 한다. 고요함 속에 물결 소리, 노 젓는 소리에 취해 베네치아의 일상을 느끼는 맛이 남다르다. 곤돌라 사공이 면허를 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베네치아에서 태어나고 거주하면서 관련 학교를 수료해야 할 뿐 아니라 4개 국어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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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의 곤돌라사공협회가 최근 소형 곤돌라의 탑승 정원을 6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그 이유가 눈길을 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뚱뚱한 관광객들이 많아져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만이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를 한번 생각하면서 물의 도시를 맘껏 걸어봤으면 좋겠다.

/오현환 논설위원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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