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클리 국제금융시장]미중 갈등·기술주 조정 우려로 하락…2분기 美 GDP·실적 발표 주목해야

뉴욕증권거래소 전경/AFP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 전경/AF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 주요 기술주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 하락했다.


미국이 국가안보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이유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키로 한 데 대한 반격으로 중국도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중국 측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 측은 중국 공산당이 ‘눈에는 눈’ 식의 보복에 관여하기보다는 이러한 해로운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경고에 나섰다.

그동안 급등한 주요 기술주의 조정 가능성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24일 인텔이 차세대 반도체 출시가 지연될 것이라고 밝힌 뒤 16.2%나 폭락했다. 같은 날 테슬라 주가도 6.3% 이상 급락했으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핵심 기술주가 과거 IT 버블 때처럼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 미국의 코로나19 총 확진자가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가 다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9bp로 하락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9.1bp 하락했으며, 2년물 수익률은 변동이 없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한층 악화하고 있지만, 유로존 경제 회복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신호가 나와 이런 우려를 일부 상쇄했다.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7월에 가파르게 반등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 모두 50선 위로 올라서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시장에서는 채권 매입에 대한 추가 조치를 발표할지, 특정 만기에 대한 국채수익률을 제어하는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의 가능성을 열지 주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정책 체계에 대해 검토를 마칠 때까지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이 향후 몇 주 동안 계속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미 대선이 수개월 이내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라로슬라브 셀렙코 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이후 유로존 경제 재개가 팬데믹 억제 조치로 활동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 심리에 특히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전경/UPI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 전경/UPI연합뉴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번 주 1.58% 떨어지며, 3월 말 이후 주간으로 가장 큰 하락률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더 고조돼 엔과 프랑 등 안전통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은 달러에 3월 초 이후, 프랑은 2018년 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초기 진원지부터 초기 대응, 무역 관행, 남중국해, 홍콩 국가보안법에 이어 최근 총영사관 폐쇄 등 여러 방면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직접 비난하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극명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역외 위안은 추가로 내려 3개월 만에 최악의 주간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급증함에 따라 미국 경제가 경쟁국보다 좋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실질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뜨린 게 첫 번째 열쇠”라며 “성장률 차별화는 미국에서 등을 돌리고 있고, 코로나19 2차 파동은 주 전역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반등 가능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번 주 1.3%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중 양국의 정치적인 충돌이 무역 분야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합의를 체결했을 당시보다 지금은 의미가 덜 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만큼 미중 간 긴장은 유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관련기사



베이커휴스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이전 주보다 1개 증가한 181개를 기록했다.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는 향후 미국의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하지만 유가는 최근 달러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데 따라 상승 압력을 받았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유가에는 강세 재료로 작용한다.

유로존의 7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큰 폭 상승하는 등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았던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중국의 7월 정유설비 가동률이 사상 최고치로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 점도 유가에 반등 동력을 제공한 요인으로 꼽힌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긴장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브조나르 톤하구엔 원유 시장 담당 대표는 “원유시장이 장기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국제 무역 관계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매우 좋지 않은 신호”라고 지적했다.

◇주간전망(7월27~31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2·4분기 성장률 발표와 FOMC 등 대형 이벤트가 즐비한 데 따라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충격파를 보여 줄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번 주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분기 GDP가 전기대비 연율로 34.8% 위축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망치는 33% 역성장이다. 지난 1분기 5% 역성장에 이어 2분기는 사상 최악 수준의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제의 추락이 예견된 결과인 만큼 시장의 반응이 과격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불안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만큼 악화한 지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와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등 다른 지표도 다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저널에 따르면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약 144만 명으로 전주 발표보다 소폭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7월 소비자신뢰지수도 6월의 98.1에서 96.0으로 내렸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 보험 추가 지원을 비롯한 미국의 신규 부양책이 언제, 어느 규모로 타결될 것일지도 관건이다. 공화당은 당초 지난주에 자체적인 부양 법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이번 주 초로 미뤘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실업 보험 지원 규모를 기존 소득의 70%로 낮추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불분명하다. 정치권이 지속 대립할 경우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불안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실업 보험 지원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경우도 향후 소비에 악재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 고평가 인식이 커진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핵심 기업들의 실적도 쏟아진다.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약 80%는 예상을 상회하는 순익을 기록했다. 극심했던 우려보다는 상황이 양호한 셈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등 주요 기업 주가는 양호한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급락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실적 발표가 차익실현 기회로 작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기업들의 발표 중 일부 부정적인 부분에 시장이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추가 충돌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는 만큼 당분간 양국의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