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영사관 접수' 생중계…美선 "추가 폐쇄"

CCTV 등 中매체 청두서 장사진

직접 보려는 중국인 인파도 몰려

美공화 크루즈 의원은 인터뷰서

추가폐쇄 여부 묻자 "아마 그럴것"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인부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서 26일(현지시간) 한 인부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조치로 폐쇄 요구를 받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오전10시(현지시각)를 기해 완전히 문을 닫았다. 새벽부터 성조기가 내려갔으며 미국 당국자들은 모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중앙(CC)TV 등 중국 매체들은 폐쇄작업을 생중계했고, 이를 직접 지켜보려는 중국인들로 영사관 앞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CCTV에 따르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이날 오전6시18분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하기하면서 3시간여 앞으로 다가온 총영사관 폐쇄 준비를 마무리했다. 청두 총영사관 측은 지난 25일 미국 휘장을 제거하고 전날에는 총영사관 현판을 뗀 데 이어 이날 국기까지 내리면서 사실상 철수작업을 마쳤다.

27일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성조기가 내려가고 있다./CCTV 캡처27일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성조기가 내려가고 있다./CCTV 캡처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완전히 문을 닫은 시점은 오전10시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청두 총영사관의 업무를 이날 오전10시를 기해 종료했다면서 중국 측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를 비롯해 방역복을 입은 방역당국 관계자 등이 청두 미 총영사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외교부 군공사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정문을 통해 들어가 정당하게 접수절차를 집행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현재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내부에는 미국 당국자나 직원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지난 사흘간 폐쇄 준비를 위해 이사용 화물 트럭 5대를 투입했다. 이로써 1985년 문을 연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35년 만에 처음으로 업무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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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중국인들이 총영사관의 폐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27일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중국인들이 총영사관의 폐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CCTV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은 청두 미 총영사관 앞에 장사진을 이룬 채 폐쇄작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했다. 청두 총영사관 앞에는 지난 사흘간 수천 명의 중국인이 찾아 폐쇄 과정을 지켜봤다. 한 여성은 “우리 중국인은 단결해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영토를 침범하고 우리 동포를 괴롭히면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사랑해요 중국’이라는 노래를 불러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이 중국 영사관을 추가 폐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은 26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영사관의 추가 폐쇄 여부를 묻자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크루즈 의원은 미 정가에서 대표적인 대중(對中) 강경파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2일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와 관련해 “언제나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도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미 해군 대잠초계기 P-8A(포세이돈)가 26일 저장성과 푸젠성 연안을 비행했는데 푸젠성 부근 비행 당시 중국 영해기선에서 약 76.48㎞ 떨어진 해역까지 가까이 접근했다. 또한 미 해군 정찰기 EP-3E는 대만 남부 공역을 비행한 후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를 정찰했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라파엘 페랄타함(DDG-115)도 중국 상하이 부근의 영해기선에서 약 186.3㎞까지 접근했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 배치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형 수륙양용 항공기 쿤룽에 대한 시험비행을 산둥성 칭다오 인근 해상에서 실시했다고 CCTV가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웨이보에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중 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오만함’을 억제할 가장 좋은 카드는 더 강력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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