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자회사모멘텀에 한달새 두배... SK케미칼, 거품이냐 대박이냐

[스톡인사이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사업·상장 기대

이달 들어 상승률 127%...역대 최고가

코로나 백신 가치 1조 이상 평가 불구

임상실패 가능성 등 불확실성 높아

"바이오주 변동성 크고 기대 부풀려져"




‘알짜 자회사’ SK(034730)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기대에 SK케미칼(285130) 주가가 한 달 새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SK바이오팜(326030) 상장을 앞두고 모기업 SK가 급등했던 것과 닮은 모습이다. 최근 증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대표주로 부상하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추가 상승 기대와 과열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이날 5.65% 하락한 29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9거래일에 만에 상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장 중 35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SK케미칼은 지난 2017년 12월 SK디스커버리에서 인적분할로 설립된 후 2018년 1월5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했다. 22일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24만5,000원(삼성증권)~26만원(NH투자증권)도 뛰어넘었다. 이달 들어 상승률은 무려 127.63%에 달한다. 이달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이날까지 기록한 93.9%의 상승률도 넘어선다.


최근 급등의 출발점은 21일 장 마감 후 공개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AZD1222’ 생산 위탁계약 체결 소식이었다. 26일 청와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한국은 세계 선두권”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를 언급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서한 내용을 공개한 것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1년 상장계획 공식화도 상승세에 불을 붙인 계기로 평가된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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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은 22일 상한가로 마감한 것을 시작으로 23일부터 27일까지 3거래일 동안 매일 장중 20% 이상 급등했다.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SK케미칼을 22일 삼성전자(005930)(850억원), SK하이닉스(000660)(642억원)에 이어 628억원가량 순매수했고 27일에는 가장 많은 670억원어치를 사들여 상승세를 이끌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높아지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SK케미칼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급등도 SK바이오사이언스 및 SK케미칼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 전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6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는데 최근에는 그 두 배 이상인 14조원대”라며 “SK케미칼의 경우 상당기간 펀더멘털(실적)은 주가를 뒷받침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수급상 관심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신·신약 개발의 높은 불확실성은 최근 SK케미칼의 상승세가 과열돼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AZD1222, 폐렴 구균 백신의 임상 실패 가능성, 폐렴 구균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글로벌 백신기업 사노피파스퇴르와 계약 해지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장 마감 후 SK케미칼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의미다.

최근 증시에서는 바이오주의 단기 급등락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초기 급등하다 7일 장 중 26만9,500원을 정점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제약주 중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신약 개발 기대로 급등했다가 급락한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백신·신약 개발의 불확실성과 개발 성공에 따른 수혜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주의 변동성이 너무 크고 신약·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실제 예측되는 수혜보다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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