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6개월에 120만원 씁니다”…유통가, ‘찐후기’ 사수 위해 덕후 모신다

후기로 둔갑한 광고에 고객 외면

신뢰 하락·매출 감소 우려 커지자

CJ올리브영, 직접 우수고객 모셔

상품·후기소개 콘텐츠 자체 제작

11번가 동영상 리뷰플랫폼 '꾹꾹' 등

유통가 믿을수있는 후기 확보 사활

2915A18 주요 동영상 활용 리뷰 서비스



# “6개월에 120만원 이상은 쓰는 것 같아요.” 지난달 CJ올리브영 공식 유튜브 콘텐츠 영상에 한 고객이 등장했다. 그는 CJ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200건 이상의 후기를 남기고 300건 이상의 좋아요를 받은 톱리뷰어(11위). 이 고객은 본인이 사용하고 후기를 남긴 제품 중 가장 추천하는 제품을 꼽으며 장단점을 낱낱이 설명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협찬이나 PPL(간접광고)없이 베스트 제품들을 알게 돼 유용하다”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실제 이날 톱리뷰어가 가장 추천하는 제품으로 꼽은 ‘닥터지 에어리 스킨 업 선’은 다음날 매출이 전날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해 ‘곰팡이 호박즙’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인터넷 쇼핑몰 ‘임블리’가 최근 상품 후기를 조작하다 적발되면서 다시 한 번 ‘가짜 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에서 구매 후기는 실제 구매에 앞서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창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짜 후기 발생은 고객 외면과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가짜 후기 검열은 물론 고객을 직접 모셔 후기 영상을 제작하는 등 질 높은 ‘진짜 후기’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양보단 질…‘찐덕후’ 모셔라=2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6월부터 공식 온라인몰의 우수 리뷰어가 직접 출연해 상품을 소개하는 동영상 콘텐츠 ‘리뷰의 품격’을 시작했다. 일명 ‘코덕(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에게 유명한 온라인몰의 톱리뷰어가 출연해 실제 사용 후기를 전달해 더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1번가가 대표적이다. 11번가가 운영하는 동영상 후기 서비스 ‘꾹꾹’은 지난 5월을 기준으로 누적된 영상 후기가 22만 개를 넘어섰다. 광고성 영상이 아니라 물건을 직접 구매한 사람들이 스스로 촬영과 편집에 공을 들인 영상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고, 재미 요소가 가미돼 제품의 조회 수 증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진짜 후기 확보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해 고객이 스스로 만든 동영상을 공유하고 할인도 받을 수 있는 ‘마튜브’를 도입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라면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른 고객이 영상을 보다가 해당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마튜브에 고객들이 직접 제작해 올린 영상은 약 560건에 달한다.

◇오프라인 마케팅 확대 통로로=이렇게 모은 진짜 후기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CJ올리브영이 ‘리뷰의 품격’을 공개한 후 해당 영상에서 소개한 제품의 매출은 1회 23%, 2회 36% 증가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인 진짜 후기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고객 후기를 활용한 마케팅이 한발 앞서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후기를 적극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4-스타’를 오픈한 바 있다. 이곳은 아마존 판매 제품 중 고객에게 최소 별 4개(5개 만점) 이상의 평가를 받은 제품들을 모아 판매한다.미국의 뷰티 편집숍인 ‘얼타 뷰티’도 오프라인 매장에 ‘리뷰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온라인몰에서 고객 후기가 많은 인기 상품들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보다도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짜 후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곧 채널의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