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전임자' 둔다…新 삼성 노사관계 신호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최초

단협 타결전 '전임'인정에 눈길

중노위 권고 반영해 다시 교섭

재계, 타계열사 확산 여부에 주목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노동조합 전임자를 두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 직후 단체교섭에 돌입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사측과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노조에 “회사내 정당한 노조활동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충남 아산사업장에 노조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노조 소속의 유급 전임자 2명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인 이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최소 5명의 노조 전임자를 요구해왔지만 사측이 응하지 않았고 결국 2명만 노조 전임자로 인정받게 됐다. 김정란·이창완 공동 노조위원장이 유력한 전임자 지정 대상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그룹에서 노조 전임자를 둔 조직은 삼성토탈·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뿐이다. 그러나 삼성토탈은 한화그룹으로 넘어갔으며 삼성화재애니카는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로 노조 활동을 보장받은 것이어서 이번 합의가 더욱 이례적이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가 단체교섭 타결 전부터 실질적인 노조 활동 보장을 약속하면서 꽉 막혀있던 노사협상도 흐름을 타게 될 전망이다. 노조는 빠르면 내달 3일부터 전임자 활동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노사가 다시 얼굴을 마주하는 6차 단체교섭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가입자 수는 2,000여 명이며 이는 전체 근로자의 1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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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삼성디스플레이 2차 단체교섭에서 김종근(오른쪽 두번째) 삼성 디스플레이 상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6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삼성디스플레이 2차 단체교섭에서 김종근(오른쪽 두번째) 삼성 디스플레이 상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이달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5차 단체교섭에서 노조 가입조건, 노조활동 보장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떠났다. 단체교섭 결렬 직후 노조는 “사측이 노조활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에 관한 중재를 요청했고 지난 21일과 23일 총 두 차례에 걸쳐 조정회의가 열렸다. 양측의 입장을 받아든 중노위는 이 과정에서 이른 협상 단계서 너무 빨리 조정을 신청했다며 본조정에 돌입하기 전 협상 재개를 권고했다. 또한 중노위는 사측에 노조가 요구하는 사무실 제공과 전임 활동 보장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가 제시한 협의안에 근거해 다시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한다”며 “당초 노조는 5명까지 노조 전임자를 요구했지만 협의안에 따라 수를 줄였다”며 “아직 노조사무실의 위치나 규모를 확인하지 않아 이달 29일 아산사업장에 마련되는 노조 사무실의 위치나 크기 등을 점검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노조 전임자를 인정함에 따라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에서 노조활동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 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결정은 기존 대화채널인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를 정식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노동계에서 삼성그룹에 요구했던 실질적 노조활동의 보장이 한 단계씩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변수연기자noenemy@sedaily.com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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