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는 불법 콜택시다” 지난해 높은 사용자 만족도를 바탕으로 인기몰이한 타다를 향해 택시업계는 이렇게 울부짖었다. 결국 그들은 올해 3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며 다음 달 타다가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랬던 택시가 최근 태도를 180도 바꿨다. 타다에게 다시 가맹 택시로 부활해달라고 손을 내민 것이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VCNC는 지난 17일 공정위에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제출했다. 정보공개서는 운송가맹사업 면허 인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기본 자격을 검토받는 첫 번째 절차에 해당한다.
VCNC 관계자는 “그동안 이용자들 사이에서 타다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있었고, 코로나19 여파로 택시 수요가 감소하면서 택시업계에서 가맹택시 진출에 대한 요청이 잇따랐다”며 “면허 발급을 위한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택시업계가 다시 타다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빠른 확장세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인수한 법인택시 회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운행 대수는 지난해 말 1,500대 수준에서 올해 4월 말 5,200대, 최근 9,800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에만 호출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택시업계는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는 합리적인 의심”이라면서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택시 업계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눈여겨볼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법 콜택시’ 논란에 휩싸였던 타다와 달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로부터 ‘법인택시 회사를 인수해 합법적으로 면허를 확보한 곳’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간 카카오모빌리티가 빠르게 성장하자 택시업계는 타다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택시업계가 타깃을 바꿔가며 특정 업체를 비난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2013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2015년 국내 사업을 철수했고, 카카오모빌리티가 2018년 럭시를 인수하면서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자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며 카풀이 사실상 중단되는 결과를 불러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타다의 가맹 택시 진출로 국내 택시 업계가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단 평이 나온다. 지난 4월 기준 타다 가입자는 172만명으로, 타다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타다 베이직’ 수준의 높은 서비스 질이 가맹택시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택시 기사들을 예전 타다 드라이버들 수준만큼 교육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예전의 타다를 상상할 것이고 그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