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이 내년부터 ‘공항세’로 불리는 국제선 공항이용료(PSC)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년 만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꺼내든 조치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미래통합당 유경준 의원실에 따르면 인국공은 대규모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일 열린 비상경영대책회의에서 내년에 국제선 공항이용료를 현재 1만7,000원에서 3,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에 공항이용료를 3,000원 올리면 2024년까지 4년 동안 약 3,400억원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인국공은 추산했다.
공항이용료는 유류 할증료와 함께 시중에 판매되는 비행기 티켓값에 포함돼 계산된다. 즉 공항이용료를 올리면 비행기 티켓값이 비싸진다.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면 공항이용료(1만7,000원)와 함께 출국납부금(1만원), 국제질병 퇴치기금(1,000원) 등 공항사용료로 총 2만8,000원을 내야 한다.
인국공이 공항이용료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17년만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국공은 올해 예상 매출액이 1조2,494억원으로 전년보다 55% 줄어들고 당기순이익은 3,244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이 돼서야 매출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6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국공은 연가 소진, 임금감면 휴직(1개월)을 통한 인건비 절감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개월씩 교대로 직원 휴직(8~12월), 최대 휴직 직원은 현원 30% 이내로 제한, 휴직 기간 임금은 평상시 70% 지급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항 이용객 감소, 보안검색 요원을 비롯해 2,000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결정 등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하자 국민 및 기존 직원들의 고통 분담으로 메우려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경준 의원은 “인국공의 사례는 ‘공공 부분의 방만한 경영과 인력 운용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뼈 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