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대형 경기민감株로 선순환...코스피 2,300 넘볼듯"

[외국인 연일 순매수...리서치센터장 진단]

强달러 꺾여 외국인 매수세 살아나

삼성전자 패시브 자금 몰려 급반등

성장주보다 소외됐던 가치주 주목

유동성의 실물경기 회복기여가 관건

인프라 업종·배당주 등 매력 커질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3월 1,400선까지 폭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점 경신을 눈앞에 뒀다. ‘유동성 파티’에 힘입어 성장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전자·현대차 등 경기민감주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며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두드러져 코스피 2,300선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하반기 그간 소외됐던 경기민감·가치주가 상승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 중앙은행들이 추진했던 유동성 완화 프로그램이 실제 실물경기 회복에 기여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7포인트(0.27%) 오른 2,263.16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1월22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연중 최고점(2,267.25포인트)과의 격차를 4포인트로 좁혔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달러 강세가 꺾이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80전 내린 1,193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까지 올라갔던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비해 달러 강세가 꺾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1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도 2,970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달러 약세, 나아가 미국의 유동성 완화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방역이 잘 안 되고 있는데다 백신 개발 전까지는 유동성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 투자가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산을 선택하는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5월에만 해도 코스피가 2,300선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해석이 있었는데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은 그간 성장주에 비해 소외돼왔던 대형 경기민감주와 가치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패시브 펀드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패시브 펀드의 경우 한 시장에 상장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외국계 패시브 자금 유입이 대형 가치주 매입으로 이어지고 코스피지수 강세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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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895억원 순매수해 4거래일 연속으로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날에 비해 0.68% 오른 5만9,000원에 마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로 외국인 매수가 촉발됐고 삼성전자에 수급이 몰리는 것으로 본다”며 “특히 인텔 7나노 공정 지연, 미중 갈등, 중국·인도 갈등발 스마트폰 반사 이익을 이유로 삼성전자에 더 몰리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전통 제조업 등 경기민감주의 반등세를 ‘성장주와의 키 맞추기’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우세하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성장주 강세→지수 상승’이라는 증시 랠리 구도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시중 자금이 그간 관심에서 멀어졌던 경기민감주에 시선을 돌리면서 지수 강세를 더 뒷받침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네이버 등 신경제 관련주가 잘 버텨주는 가운데 그간 못 오른 종목들이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 나타나 선순환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단순히 유동성만으로 증시가 추가 반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화완화 정책이 단순 ‘자산인플레이션’뿐 아니라 ‘실물경기 회복’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 수급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를 촉진했던 달러 약세화의 경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회복이 전제돼야 구조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달러 강세 약화)는 수출 증가와 경제 정상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유동성이 실물경제에 어떤 도움을 주느냐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경기회복 쪽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언택트 관련주보다는 경기민감주나 인프라 투자 관련 업종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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