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제조업 체감경기가 바닥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상승세가 뚜렷한 수출·대기업과 달리 내수·중소기업은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 업황BSI는 60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지난 4월(51) 바닥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이 넘으면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반대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BSI는 57로 전월 대비 6포인트 오르면서 2개월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2013년 10월(6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자동차 부품 판매가 회복되면서 자동차(15포인트)가 올랐고, 화학물질·제품(8포인트)과 전자·영상·통신장비(6포인트) 등도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BSI는 8포인트 오른 66으로 2011년 3월(11포인트)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중소기업 BSI는 46으로 4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기업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 BSI는 8포인트 오른 67로 2016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내수기업 BSI는 52로 5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 BSI는 62로 2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물동량 증가로 운수창고업이 8포인트 올랐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업이 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전문·과학·기술 등이 전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6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과 소비자를 모두 포함한 민간의 경제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ESI는 69.5로 6.4포인트 올랐다. 2009년 8월(9.6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ESI가 100을 밑돌 경우 기업과 소비자 모두 과거 평균보다 못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순환적 흐름을 보여주는 순환변동치는 2.6포인트 하락한 60.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