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투톱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만났다.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27일 이 지사를 먼저 만나 정치권 안팎에서 연대설이 돌자 이를 의식해 이 의원 측에서 회동을 서둘렀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 지사와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하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이 의원이 이날 전국 순회일정의 하나로 경기도의회를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2017년 2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전국을 순회할 때 전남도지사실에서 만난 후 3년5개월 만이다.
이 지사는 “(이 의원이 총리였을 때) 경험이 많고 행정능력도 뛰어나 문재인 대통령을 잘 보필하며 국정을 이끌어줬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의원 역시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가 (이 지사의) 지도 아래 국정을 오히려 앞장서 끌어주며 좋은 정책을 제안했다”며 “앞으로도 한국판 뉴딜을 포함해 극난 극복에 지자체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 의원과 이 지사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을 고려한 듯 시종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해결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모습도 나타냈다.
이 지사는 공개대화의 절반 이상을 자신이 추진하는 기본소득토지세·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3기 신도시에 (경기도가) 추진하는 장기임대주택(기본주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이 의원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겁이 나서 집을 사고 싶은 공포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집(기본주택)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는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 의원 역시 이 같은 발언에 동조했다. 그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접점이 있을 수 있다”며 “싱가포르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평생주택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떤가”라고 화답했다.
이 의원은 비공개 대화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책 얘기도 일부 있었고, 다른 좋은 얘기도 주고받았다”면서도 “(당 대표 후보로서 지원을 포함한) 전당대회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회동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민심은 움직이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 지사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을 ‘흙수저’, 이 의원을 ‘엘리트’로 규정지으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엘리트 출신이 아니라 엘리트 대학 출신이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