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이 정제마진 감소로 대규모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인 와중에 현대오일뱅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2·4분기 매출 2조5,517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유가 하락과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조정으로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64억원 증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올 2·4분기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에 이어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마저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사 중 2·4분기 흑자를 기록한 곳은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의 깜짝 실적은 높은 설비 경쟁력과 유연한 설비 운영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율이 40% 이상으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높다. 이 덕분에 값싼 초중질유 등을 비싼 경유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주력 유종인 남미산 초중질원유의 가격 상승세가 완만한 것도 원가 하락으로 이어져 현대오일뱅크의 향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기보수기간 중 하루 2만배럴 규모의 탈황설비 증설작업을 완료해 초중질원유 추가 투입이 가능해졌다”며 “하반기에는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석유제품 시황이 개선되면 연간 흑자전환도 노려볼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