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오프라인 매장, 이젠 물류허브"…유통공룡 '옴니채널'로 진격

■ 창간기획-총성 울린 유통가 ‘언택트 레이스’

<상> 진화 못하면 멸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쓴 2020년, 오프라인 기반 유통공룡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 트렌드 대응에도 벅찼던 유통공룡들에게 코로나 19가 가져온 언택트(비대면)의 물결은 치명타가 됐다. 코로나 19로 인한 외출자제 및 다중이용시설 기피로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고, 매출 감소는 물론 이제는 매장 폐점 등 존립 기반까지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유통업체 동향을 보면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올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온라인(17.5%)의 증가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각각 5.6%와 14.2% 감소했다. 코로나 19 이후 쇼핑 트렌드가 유통공룡의 품을 떠나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유통공룡들이 그대로 종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감한 진화를 택한 유통공룡들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등 언택트 시대 생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냈다. 창간 60주년을 맞은 서울경제는 코로나가 가져온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언택트 레이스’에 나선 유통가의 모습을 살펴봤다.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온·오프라인 통합 물류허브로 변화시키며 언택트 시대 생존을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마트 중계점에 있는 바로 배송 스테이션(왼쪽 부터)과 월마트 픽업 타워, 이마트 청계천점의 매장형 물류센터. /사진제공=롯데쇼핑·이마트, 월마트 홈페이지 캡쳐


세계 최대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미국의 ‘월마트’에 최근 다른 수식어가 붙었다. 대형마트의 대명사인 월마트는 이제 ‘세계 최대의 옴니 채널 체인’으로 불리고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 업체의 위협에 대응해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라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구축했다. 온라인으로 신선식품 등을 주문하고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비대면거래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면서도 집 근처 매장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물건을 수령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미국 전역에 포진돼 있는 5,3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택트 시대 발목을 잡았던 오프라인 매장이 오히려 새로운 생존 비법이 된 것이다. 여기에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까지 더해지며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미니 유통 허브로 전환한 월마트 매장이 대부분 주택가에서 최대 15㎞ 내에 있어 고객의 시간과 이동 거리를 줄 여 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아마존 프라임’에 대한 대응과 충성고객을 잡기 위해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월마트 플러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연회비 98달러(아마존 연회비 119달러)에 식료품 당일 배송, 주유 할인, 특정 제품 우선 거래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쇼핑 대명사인 월마트가 온라인 쇼핑의 선두 업체인 아마존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아마존은 미국 백화점 체인인 ‘콜스(Kohl’s)’에 아마존 물건을 반품할 수 있는 ‘아마존 리턴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월마트의 변화로 인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매출은 74%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현격하게 줄었지만 오히려 거래금액은 16.5% 늘었다. 월마트의 강점인 강력한 구매 네트워크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 서비스가 코로나 19 시대에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주문→집앞 매장서 픽업’

월마트 ‘클릭앤 콜렉트’ 승승장구

롯데마트·이마트 등 국내업체도

온·오프 장점 결합 유통실험 확대

코로나發 위기서 생존비법 찾아




월마트의 성공 방식을 국내 대형 마트들도 앞다퉈 접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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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중계점과 광교점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스마트 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중계점과 광교점은 바로배송이 가능한 스마트 스토어 체제를 지난 4월 말 구축했다. 월마트와 같이 기존 매장을 미니 물류 허브로 탄생시킨 것이다. 우선 중계점과 광교점이 있는 지역은 20~40대 인구 비중이 높고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이 많아 새롭게 도입하는 바로배송에 적합한 곳으로 분석됐다. 이들 매장의 모습은 언뜻 보면 기존 매장과 같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매장 천장에는 설치된 레일에 온라인 주문 상품을 담은 장바구니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집하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지하에 마련된 집하장은 거대한 물류센터를 연상시켰다. 중계·광교점처럼 매장 내에 피킹 스테이션과 컨베이어 벨트, 후방 자동화 패킹의 설비가 들어간 ‘스마트 스토어’ 도입으로 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게 됐다. 롯데마트의 이러한 혁신에 중계점과 광교점의 7월 매출신장률은 전점 평균 대비 각각 13.7%와 12.4% 높았다. 또 이들 매장의 7월 일평균 온라인주문건수도 다른 매장 대비 평균 32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마트는 중계점과 광교점에서 선보이는 ‘바로 배송’ 서비스를 단계별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별도의 온라인 전용 센터의 건립이 아닌 기존 자산인 점포 중심의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연내 스마트 스토어 2개를 추가로 오픈하고 2021년까지 12개까지 매장 수를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스토어’ 개발과 동시에 후방의 자동화 패킹 설비를 설치하는 ‘다크 스토어’ 형태는 연내 14개, 2021년에는 29개까지 오픈 한다.

이마트도 월마트의 클릭 앤 콜렉트 방식과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을 책임지는 신세계의 온라인몰 SSG닷컴은 올해 초 이마트 청계천점 지하 1층에 P.P(Picking&Packing) 센터를 리뉴얼해 재오픈했다. 월마트가 추구하는 매장형 물류센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마트는 ‘EO.S’(Emart Online Store)로 부르고 있다. 기존 지하 1층에 있던 생활용품과 가전 매장을 지하 2층 식품매장으로 재배치하고, 지하 2층에 있던 P.P센터를 확장해 지하 1층으로 옮겼다. 특히 매장의 물류센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김포에 문을 연 최첨단 물류센터인 ‘네오3’의 설비와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담는 ‘피커(장보기 전문사원)’들은 물건을 담을 바구니 선정부터 상품 위치, 최종 검수결과 등을 디지털 피킹 시스템을 통해 전달 받는다. 선택한 상품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자동출하장치를 통해 신선하고 빠르게 배송된다. 청계천 EO.S는 지하 1층 5,123㎡(1,500평) 규모로 구축,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5,000건 내외로 현재 4,000건 물량 소화중이다. 온라인에서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 상품을 직접 찾아가는 새로운 쇼핑환경인 ’픽셀(Pixel)‘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역발상’ 혁신안을 통해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성장을 꾀할 수 있는 비법으로 ‘기존 점포 자산의 활용’에서 차았다.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도심 곳곳에 입지해 있어 근거리 배송에선 외각에 물류센터가 주로 위치한 온라인 경쟁사 보다 유리하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들은 미국 월마트의 성공적 사례를 참고해 오프라인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효율적 온-오프 연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프라인 점포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등 물류 선진화를 통해 늘어나는 온라인 주문에 빠르게 대응하고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 들러 상품을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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