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의성군이 우여곡절 끝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공동 유치하면서 인구소멸위험지역에서 단숨에 경북 내륙지역의 물류 중심지이자 ‘항공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곳이지만 통합신공항 건설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2일 경북도와 군위·의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고용정보원 집계에서 군위와 의성의 소멸위험지수는 각각 0.143으로 전국 기초단체 중에서 소멸 위험이 가장 높았다. 앞으로 대구에 위치한 군 공항(K2)과 대구국제공항이 군위(소보)·의성(비안) 접경지로 이전하고 일대가 항공클러스터로 조성되면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군·민간공항을 이전하는 이번 사업은 신공항 건설에만 약 9조2,7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여기에 대구시와 경북도는 군위와 의성에 각각 330만㎡ 규모의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해 항공 관련 산업체를 다수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군위는 최대 수혜지가 될 전망이다. 시장·도지사 공동합의문(중재안)에 따라 군위에는 민항 터미널과 부대시설이 마련되고 군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관통 도로와 함께 신공항과 서대구KTX 역사를 잇는 공항철도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약 2,500가구 규모인 국방부 영외관사, 대구시와 경북도 공무원연수시설도 군위에 조성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인구유입과 도시 인프라 조성, 지가 상승 등으로 단숨에 소멸지역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 역사상 가장 큰 뉴딜사업으로, 군위·의성은 물론 대구·경북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며 “세계로 열린 하늘길을 통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공항을 짓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지역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35조9,669억원, 부가가치유발 15조3,171억원, 취업유발 40만5,544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공항건설, 공항 연결 교통망 구축, 공항 연관산업 육성, 공항복합도시 조성 및 기타 파급효과 등 4가지 분야로 나눠 분석한 것이다.
다만 의성과 군위가 신공항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빚은 소송전 등 심각한 갈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실제로 의성군은 지난 27일 합의를 어기고 신공항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을 거부한 군위군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에 유치신청 절차이행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의성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이 이뤄짐에 따라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군위에 치우친 중재안을 두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신공항 의성군유치위원회 등은 “중재안 대부분은 의성이 거의 모든 것을 양보하라는 뜻으로, 껍데기만 가져오고 알맹이는 군위에 주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군위·의성=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