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위축됐던 공연계가 새로운 예매·입장 시스템을 도입하며 ‘안전한 관람 문화’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거리 두기 좌석 운영, QR 코드 문진표 작성 등 기존에 시행했던 방역 조치가 안전성·편리성을 한층 강화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1일 공연부터 비대면 검표 시스템인 ‘스피드 게이트’를 공연장 최초로 가동한다고 5일 밝혔다. 현재 주요 공연장들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수기·QR 코드 문진표를 공연장 관계자가 관객 입장 시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표를 받으려는 관객이 막판에 몰려 일부 작품의 경우 공연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새 시스템에서는 관객이 티켓에 인쇄된 QR코드를 무인 검표대에 직접 가져다 대면 되기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관객들은 티켓을 검표 시스템에 인식함과 동시에 모니터를 통해 본인의 좌석 번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며 “공연장 입장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 입장 관객 현황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양문화재단도 관객이 티켓 예매 시 동반 관람인 수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다른 관객들과 거리 두기가 적용돼 발권되는 ‘따로 또 같이 예매시스템’을 선보였다. 관객이 예매할 때 인수(人數)를 설정하고 좌석을 선택하면 선택 좌석 좌우로 띄어 앉기가 자동 적용돼 지인들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일괄적으로 한 칸 씩 띄워 둔 객석을 예매해야 해 일행이 다른 관객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는 상황이 발생했고,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의 항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새 시스템 도입으로 입장료 수입 향상도 기대된다. 가용 객석이 최대 50%였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따로 또 같이 예매시스템’은 최소 가용 객석이 50% 이상, 상황에 따라 최대 70~8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한편 변화하는 근무·생활상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도 눈길을 끈다. 국립극장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2020~2021 레퍼토리 시즌’부터 평일 공연 시간을 저녁 8시에서 7시 반으로 30분 앞당긴다. 주 52시간 근로제 정착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공연시간을 앞당기자는 여론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