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기업 "공채보다 수시"… "20대 경력은 어디서 쌓나"

대기업, 공채 줄이고 경력직 선호

신규 채용 20대보다 30대가 많아

직무 중심…서구 채용 문화 확산

0715A01 감소하는 청년 일자리



대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가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며 대졸 사회초년생보다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경력직들의 채용문이 넓어지고 있다. 기업들도 대기업 공채에만 올인한 신입사원보다는 직무에 맞는 자격증 소지자나 중소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직원을 선호하고 있다. 6일 서울경제가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의 ‘2019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30세 이상 신규 채용률은 늘어난 반면 20대 신규 채용률은 현저히 줄었다. 또 임직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대가 부쩍 늘었다. 대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가 지난해부터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경력직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공채를 폐지한 현대차·기아차의 경우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다. 현대차의 국내 20대 임직원 수는 지난 2017년 6,404명에서 2018년 7,602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6,638명으로 뒷걸음질했다. 반면 30~50세는 소폭이지만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기아차에 이어 올해 공채를 폐지한 SK와 LG는 이미 지난해부터 20대 채용 감소가 시작됐다. LG전자의 전 세계 사업장에서 30세 미만의 신규 채용률은 2017년 61.4%에서 지난해 44.2%를 기록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30세 이상 신규 채용률은 38.7%에서 지난해 약 55.9%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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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30세 미만 임직원의 비중이 하락했다. 전 세계 사업장의 30세 미만 임직원 비중은 2017년 53.1%에서 지난해 43.2%로 떨어졌다. 30~50세의 비중은 46.4%에서 56.8%로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수시채용 등을 확대하며 국내 공채문화도 서구식 채용문화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졸 공채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서구권의 경우 철저히 인력이 필요한 해당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의 직무기술(job description)을 기준으로 수시 채용을 진행한다. 이러한 채용 트렌드 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로도 나타나고 있다. 2015년 386만4,000개였던 청년(15~29세) 일자리는 올해 1·4분기 382만8,000여개, 2·4분기에는 372만4,000여개로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정기공채로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대 변화, 미래산업 환경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용부담도 크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필요에 따라 직무기술을 갖춘 인물을 먼저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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