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은 6일 입장문을 통해 “2019년 12월27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8개월 동안 기업결합 신고,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절차에 만전을 기했으나 매도인 측(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현산)에 돌려 매도인 측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계약서상 근거가 없는 이행보증금 추가납입 등 매도인 측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HDC현산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대면 협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HDC현산은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포함해 회사채 등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1조7,600억원을 조달해 매년 460억원의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에서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자료와 입장의 전달은 공식적인 문서로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실사 요청에는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즉각적인 인수만을 강요하며 계약 불이행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 과연 책임 있는 것인가”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계약서대로 계약을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재무제표 변동이 일어난 것은 ‘진술 및 보장이 진실돼야 한다’는 계약의 기본적인 조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수 무산을 염두에 두고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DC현산 측은 산은의 최종통보에 대한 답변이냐는 질문에는 “매도측에 재실사를 다시 고려해달라는 포괄적인 입장정리”라고 밝혔다.
산은이 ‘인수 무산’을 언급하면서 초강수를 뒀음에도 HDC현산이 재실사를 포함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래가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체제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거래 무산 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40조원 규모로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시진·박윤선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