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기자의눈]기본 잊은 배달 대행업체




2주 전 금요일, 퇴근 후 A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예상 소요시간인 70분을 기다렸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업체. 추가로 20분을 더 기다리고도 정 안 되겠어서 A사 콜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그제야 업체는 추가로 20분을 기다리면 도착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하지만 끝내 그 음식을 받을 수 없었다. 이유는 한 명의 배달원이 여러 군데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기자가 주문한 음식을 가져가지 않았고 결국 음식을 받기까지 추가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배달대행 업체들이 라이더 추가 모집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해 외형을 키워가면서도 배달원을 모집하지 않아 ‘불친절한 배달’ 서비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나서야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비단 불친절한 배달 이야기는 A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배달대행 서비스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배달원 부족 현상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가뜩이나 가장 큰 배달대행 업체가 독일계에 인수되면서 한국의 배달 시장이 과점 구조로 흘러갈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는 데 더해 라이더 수수료 인상도 음식값에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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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배달업체에 고속 성장을 선물로 안겼다. 하지만 배달대행 업체는 성장 과정에서 고객의 서비스 ‘질’에는 무관심했다. 이는 공공배달앱의 등장이라는 ‘자승자박’의 결과로도 이어졌다. 민간 배달대행에서 성장에만 몰두한 사이 국민감정이 식어버린 탓에 ‘시장경제’를 위협한다는 공공배달의 등장에 많은 국민이 환영하고 있다.

이제라도 기본에 충실할 때이다. 기존 배달대행 업체에 더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 등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든 상황이다. 시장 선점 효과가 깨질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고객 편의에 충실한 기업이 살아남기를 바란다.
man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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