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국회 등 정부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행정수도 천도를 거론한 후 세종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처음으로 호가 16억원 단지가 등장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인 세종시에서 시세 15억원을 넘기는 단지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해당 단지는 최근 14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시 보람동 ‘호려울마을10단지 중흥S클래스’ 전용 109.9㎡가 지난달 14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이틀 전 거래(13억원)보다도 1억7,000만원, 지난 5월 거래(11억5,000만원)보다는 3억원 이상 오른 값이다. 현재 해당 평형 매물은 16억원에 나와 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2·16대책’을 보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0% 단지가 세종에서 최초로 나올지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세종시 내 다른 단지들도 급등세다. 대평동 ‘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지난달 12억2,500만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담동 ‘도램마을9단지 제일풍경채’ 전용 106.6㎡ 또한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전 거래(10억4,3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에도 나타나 있다. 3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2.77%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누계 상승률 또한 28.40%에 달했다. 정부가 6·17대책으로 대전시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후부터 세종시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당정이 ‘세종 천도론’을 꺼내 들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국회·청와대 등 각종 정부기관의 세종 이전이 논의되면서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대폭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모인 결과다. 세종시의 현재 매매수급지수는 129.5로 세종시가 갓 형성된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