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공고가 나오는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놓고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진검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에 대한 사업성 검토에 들어가면서 신세계면세점 독주로 예상됐던 입찰 경쟁이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공산이 커졌다. 특히 신세계면세점 입장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현대백화점면세점과의 경쟁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공고가 나오기 전이라 구체적으로 확정된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가 제주 지역에 추가로 대기업 시내면세점 1곳의 진출을 허용하기로 한 이후 제주 현지와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제주 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0일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서울과 제주에 각각 한 곳 씩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달 내 특허신청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신청 기업에 대한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종사업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 제주 방문이 중단된 상태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제주점은 지난 6월부터 잠정 휴업 중이다. 그러나 제주 시내 면세점은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할 경우 관광특화 구역이란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사업성이 높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제주 시내면세점 도전 관측에 힘을 싣는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최근 거래액이 수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지분매각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하는 등 앞으로 들어올 현금도 막대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현금이 상대적으로 많은 현대가 오히려 제주 시내 면세점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 그룹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과 제주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당초 인천 역시 추가 공고가 나오면 사업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동시 입찰 가능성도 열어뒀다.
반면 신세계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신세계는 현재 인천공항공사 측과 2023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은 사업구간에서의 임대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장 9월부터 50% 임대료 감면이 종료되면 월 300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협상 결과에 따라 제주 시내 면세점 입찰 참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 참여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하지만 3개월간은 임시 운영기간으로 매출 연동제를 적용받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