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10년만에 처음…'개미 픽' 코스피 상승률 넘었다

올 개인순매수 톱10 수익률 15%

코스피 지수는 11% 상승에 그쳐

동학개미들, 外人 대신 증시 주도

예탁금 51조1,263억 역대 최대

활동계좌도 3,300만개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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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치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했던 종목들의 수익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그동안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던 ‘개미’들이지만 올해는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증시를 주도한 데 이어 양호한 성과까지 얻어내면서 국내 증시의 확실한 매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이 여전히 증시로 물밀 듯 흘러들어오는 모습이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과 해당연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선택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올해 개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곳은 삼성전자(005930),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 우선주, 한국전력(015760), NAVER(035420), SK(034730), 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 신한지주(055550)로 이들 종목의 연초 대비 12일 기준 주가 상승률은 15.6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82% 상승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4%포인트 가까이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들의 투자 종목 연간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선 것은 최근 10년 동안 올해가 처음이다. 개인들이 ‘픽’한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한 것도 올해를 포함해서 단 두 번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은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실제로 2012년 코스피지수가 9.35% 상승할 때도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0.41%였으며 2015년과 2016년 코스피가 상승했을 때도 각각 -33.4%, -9.01%의 변동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성과를 냈던 2017년 역시 코스피지수가 21.78% 상승할 때 개인들은 19.17%의 성적표를 받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은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 뒤에 가려져 매수 주체가 되지 못했다”며 “코스피 수익률마저 이기지 못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개인들이 선택한 종목들이 선전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불거진 산업 변화를 제대로 감지한데다 37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증시를 주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자금의 힘으로 개인들이 투자하는 종목은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며 이후 주가가 하락할 기미가 보일 경우에는 ‘저가 매수’에 힘입어 하방을 지지하면서 증시를 이끌어 갔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인들이 3,56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전날에 이어 0.57% 오른 2,432.35를 기록, 8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올해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이 삼성전자 등 초우량 대형주 중심인데다 NAVER·카카오·SK 등 코로나19로 바뀐 경제 지형에 수혜를 입을 만한 종목들로 채움으로써 선호 종목의 큰 변화가 나타났다. 실제로 과거 개인들이 가장 선호한 ‘최애’ 종목은 대체로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두산중공업(034020)·효성(004800) 등 조선·중공업·화학 등 경기민감주들이 많았으며 삼성전자 역시 액면분할 하기 전인 2016년까지는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동학개미’로 일컫는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선전을 이어가자 이에 자극을 받은 자금들이 지속적으로 증시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10일 51조1,2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신용융자액도 11일 기준 15조3,80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증시 참여자들의 규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주식거래활동계좌수도 최근 다시 증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올해 3월에만 86만1,829개가 늘어 3,000만개를 돌파했다. 이후 4월 50만여개, 5월 26만여개 등으로 줄었지만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16만5,000여개, 하루 평균 2만3,000여개가 증가하면서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3,300만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월 급락 이후 반등장에서 증시에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가 급등하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라며 “기존 투자자들도 최근 공모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주관사 계좌를 새로 만들기도 해 계좌 수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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